등록 : 2008.06.03 18:57
수정 : 2008.06.03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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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금융 대출의 연 이자율 분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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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사금융 실태조사
이자율 평균 연72% 이자상한 훌쩍 넘겨
전국민(20살 이상, 3500만명)의 3.7%인 128만명이 대부업체를 이용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들의 평균 사금융 이용액은 783만원에 이르며, 전체 시장 규모는 10조원에 이르렀다. 금융위원회는 3일 제5차 ‘대부업정책협의회’를 열어, 이번에 새로 나온 사금융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금융소외자 지원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 보고된 ‘사금융 실태조사’의 결과를 보면, 전국민의 5.4%인 189만명이 사금융을 이용하고 있는데, 절반인 49.9%가 등록 대부업체를, 17.6%가 무등록 대부업체를 이용하고, 32.4%가 지인한테서 돈을 빌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체자 비율은 약 26.4%이며, 이 가운데 심각한 수준으로 여겨지는 1년 이상 연체한 채무도 3분의 1에 이르렀다.
사금융 대출의 이자율 평균은 연 72.2%로, 대부업법상 이자상한인 연 49%를 훌쩍 넘겼다. 상한선(연 49%)을 넘는 대출이 절반 가까운 48.1%나 됐다. 사금융 이용 계기는 가계 생활자금(47.4%)이 제일 많았고, 사금융 연체자의 월평균 가구소득은 166만원 수준이었다. 이번 조사는 등록 대부업체의 경우 1만8천개 업체를 대상으로 서면조사(247개는 방문조사)를 벌였고, 전국민 1만명을 상대로 한 전화조사 및 사금융 이용자 3천명 상대의 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제껏 사금융 시장 규모는 18조원에서 45조원까지 각 연구소마다 크게 달라, 이번에 금융위와 금감원은 정책집행의 기초자료 마련을 위해 사실상 사상 최대 규모의 조사를 벌였다.
금융위는 이런 실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달 중 구체적인 지원대상과 방법 등을 마련해 늦어도 오는 12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사금융 이용자 중 대부업체 채무자 128만명이 정책대상이다. 고금리 대출을 제도권 금융회사의 저금리 대출로 갈아탈 수 있게 지원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쪽도 있다. 사금융 피해방지 활동을 벌이고 있는 민생연대의 송태경 사무처장은 “대형 등록 대부업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대부업체가 49% 상한선을 지키지 않는 게 현실”이라며 “특히 50만~100만원의 소액 신용대출의 경우 연 100%를 훌쩍 넘는 상황에서 조사결과가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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