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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6.09 19:27 수정 : 2008.06.09 19:27

모뎀 등 통신장비를 생산하는 대만업체 자이셀 커뮤니케이션(ZyXEL Communications)의 전위롱 대표가 지난달 29일, 신주과학공업단지에 위치한 본사를 방문한 외국 기자들을 상대로 회사의 기술 연구 장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대리가공 수익 하락 위기의식
주요기업, OEM 부문 분사나서

‘아수스텍컴퓨터, 벤큐, 기가바이트, 애버미디어, 디-링크…’

대만 정부가 지난달 선정한 ‘대만 엑설런스 2008 어워드’를 수상한 대만의 정보통신(IT) 업체들이다. 올해로 16회째를 맡는 이 상은 품질과 디자인이 뛰어난 제품들에 주어진다. 대만 정부는 최근 이 상을 수상한 제품 및 업체에 대한 적극적인 대외 홍보를 지원하고 나섰다. 대만대외무역발전협회(TAITRA)가 지난달 27일부터 3일간 한국을 비롯해 일본·미국·스웨덴·독일 등 10여개국 주요 언론을 초청해 이들 업체에 대한 소개 행사를 열었다. 이는 대만 아이티 업계의 브랜드 강화 움직임과 연관이 깊다.

대만은 그동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및 제조자개발생산(ODM) 등 대리가공(유명 브랜드 업체로부터 수주를 받아 제품을 생산해 납품하는 방식)을 통해 세계적인 아이티 제품 생산기지로 각광받았다. 전세계 노트북 및 피시 관련 부품의 90%가 대만에서 생산될 정도다. 그러나 대만 업체 관계자들은 대리가공으로 버는 수익률이 낮아지는 등 기존의 경영전략에 한계를 느끼고 있다고 토로했다. 네트워크 장비회사인 디-링크의 랴오즈청 사장은 “네트워크 분야에서 오이엠과 오디엠을 하는 대만 업체들의 매출총이익률은 10~20%지만 독자 브랜드를 가진 거대 업체인 시스코나 주니퍼는 거의 70%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피시 및 노트북 분야는 이보다 더 심각해 대리가공을 통한 수익률은 3~5%로 하락했다. 또 저임금을 앞세운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과의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대만 주요 정보통신 제품 대리가공 업체
이에 따라 대만 업체들은 독자 브랜드 구축에 눈을 돌리고 있다. 예밍수이 대만대외무역발전협회 부비서장은 “선두 업체들은 7~8년 전 독자적인 브랜드를 키우기 시작했고 지난해부터 많은 기업들이 이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차원에서도 2006년 ‘브랜딩 대만 7개년 계획’을 설계해, 브랜드 잠재력이 있는 기업에 투자하기 위한 기금 마련과 브랜드 마케팅 인재 육성, 홍보, 컨설팅 등을 지원하고 나섰다. 첨단 기술을 개발해 업체에 보급해 온 대만의 공업기술연구원(ITRI)은 2004년 보다 기발한 제품 출시를 지원하고자 ‘크리에이티브 랩’을 설립하기도 했다.

규모가 큰 대만 업체들은 독자 브랜드 구축을 위해 오이엠 및 오디엠 사업 부분을 분사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대리가공은 여전히 대만업체들의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므로 분업화를 통해 수주량 하락을 최대한 줄이고 자체 브랜드도 키우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200달러대의 노트북인 ‘이(Eee) 피시’를 출시해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은 아수스텍컴퓨터는 올해 1월부터 분사 작업을 진행중이다. 현지에서 만난 아수스의 조니시 회장은 “‘이(Eee) 브랜드’를 (사용하기) 쉬움, 경제성, 재미라는 세 가지 원칙으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업체들의 브랜드 강화 노력이 성공적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아직 브랜드 구축 노하우가 부족하고, 지금까지 시장을 지배해온 글로벌 브랜드와의 경쟁도 쉽지 않은 탓이다. 반면 , 지난달 마잉주 총통 정부가 출범 이후 대중국 관계가 개선되면서 새 시장 창출과 중국 자본의 유입이 가능해져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휴대전화와 피시 등을 생산하는 대만 업체 벤큐의 경우 유럽이나 북미 시장에서는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지만, 중국이나 동남아시아에서는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타이뻬이/글·사진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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