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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6.09 19:33 수정 : 2008.06.10 01:28

포스코와 타사 제품 가격 추이

이구택 회장 “국제가격과 연동하는 게 바람직”
톤당 평균 10만원 인상 땐 영업익 1조원 늘듯

포스코가 곧 철강 제품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제품 가격을 올리느냐 마느냐를 놓고 고민에 빠졌던 포스코가 가격 인상 쪽에 점차 무게를 싣고 나선 것이다.

이구택 포스코 회장은 9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제9회 ‘철강의 날’ 행사에 참석해 “국내가격도 국제가격과 연동해서 움직이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고철가격이 열연가격보다 비싼 것은 비정상적”이라 말했다. 이는 포스코 제품과 다른 철강회사 제품들 사이의 가격 차이가 크게 벌어지는 상황에서 가격 인상 압력을 피하기 힘들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윤석만 사장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현재 (철강제품) 가격을 끌고 가긴 무리다. “원가,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가격인상을) 본격적으로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며 가격 인상에 대한 좀더 분명한 의지를 내비쳤다. 윤 사장은 철강 제품 가격 인상 시기와 폭에 대해 “(현 상태로) 오래 갈 수 없을 것”이라며 “철 스크랩(고철) 가격이 톤당 720달러, 슬래브 가격이 1천달러를 넘는 상황에서 수출 가격, 각국 내수 가격을 고려할 때 그렇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가격 인상 여부를 놓고 한달여 동안 저울질을 해왔다. 가격 인상 요인이 있는 건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물가 안정에 혈안이 된 정부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도 었었던 탓이다. 현재 포스코에서 판매하는 후판(배를 만들 때 쓰는 두꺼운 철판) 가격은 톤당 78만5천원. 동국제강의 후판 가격은 톤당 101만원이다. 톤당 가격 차만 22만5천원이다. 100만톤을 사용하는 두 조선사가 있을 경우 포스코 제품을 쓰는 곳과 동국제강의 후판을 쓰는 업체는 후판 매입 가격만 2250억원 차이가 난다. 포스코 제품만 확보하면 가만히 앉아서도 영업이익률이 쑥 올라갈 판이다. 열연강판(핫코일)도 마찬가지다. 포스코 강판은 톤당 70만원, 현대제철 강판은 톤당 92만원이다. 더 품질이 낮은 중국산 수입품들도 포스코 제품보다는 톤당 15만원 가량 더 비싸다.

그러다 보니 철강재를 사용하는 업체들이 포스코 물건을 구하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포스코와 원래 거래하던 업체는 더 많은 제품을 사려고, 거래가 없던 업체는 어떻게든 거래를 터 보려고 온갖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포스코 한 관계자는 “읍소형부터 ‘뒷배경’을 동원한 압박형까지 온갖 방법을 동원해 우리 제품을 사려고 해 골치를 앓고 있다”며 “일부 중간상들은 우리 제품을 국내 수요업체에 넘기지 않고 수출하는 경우도 있고 일부에서는 우리 제품을 수입품으로 속여 더 비싸게 파는 경우까지 생긴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내부적으로 이런 시장 왜곡을 시정하려면 톤당 10만원 이상의 가격 인상이 필요하다고 보고 드러나지 않게 검토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지난 4월 가격을 인상하면서 1년 단위로 계약되는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거의 반영했고 나머지는 원가절감 노력으로 상쇄하겠다고 대내외에 공식적으로 발표한 터라, 섣불리 가격 인상 얘기를 꺼내지 못했을 뿐이다. 김현태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포스코가 주요 제품 가격을 지금보다 톤당 평균 10만원 인상하면 올해 영업이익은 5조에서 6조로 1조원이나 증가할 것으로 내다본다.

포스코가 본격적으로 제품 가격 인상 움직임을 보이고 나섬에 따라, 자동차와 조선 등 수요업체들의 원가 부담은 더 늘어나게 됐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선 이번 기회에 철강 유통시장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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