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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6.24 19:21 수정 : 2008.06.25 09:40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나란히 앉아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정운찬 주도 금융연구회·경제개혁연대 ‘한목소리’
정책실패 지적 “신뢰잃어 유임 땐 경제회복 어려워”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중심이 된 경제학자 모임인 ‘금융연구회’ 에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등 현 경제팀의 교체 필요성이 강도 높게 제기됐다. 금융연구회는 회원이 국내 중진·소장 경제학자 100여명에 이르고, 특정한 이념적 색채보다는 진보와 보수를 폭넓게 아우르고 있다. 금융연구회 회원인 김상조 한성대 교수가 소장으로 있는 경제개혁연대도 24일 강 장관의 교체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지난 21일 열린 금융연구회 월례세미나에는 정 전 총장을 비롯해 오성환(서울대), 이기영(경기대), 정지만(상명대), 윤창현(서울시립대), 김상조(한성대), 신관호(고려대), 하준경(한양대) 교수와 김상경 한국국제금융연수원 원장, 서근우 하나금융지주 부사장, 김성식 한나라당 국회의원 등 30명 정도가 참석했다. 세미나 주제는 원래 ‘산업은행 민영화’였으나,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와 현 경제팀의 교체 필요성에 대한 지적이 이구동성으로 쏟아졌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참석자들은 현 경제팀의 교체 이유로 경제정책의 실패를 최우선으로 꼽았다. 국제유가 등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일부 수출 대기업만을 위해 높은 환율을 고집하는 바람에 물가불안만 가중시켰다는 것이다. 또 물가를 정부 관리로 잡겠다는 구시대적 접근방식도 실패작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한 참석자는 “이 대통령이 뒤늦게 성장에서 안정으로의 정책 선회를 밝혔지만, 현 경제팀은 이미 시장 신뢰를 잃은 만큼 새 정책은 새 경제팀이 맡는 게 순리”라고 말했다. 강만수 경제팀이 지난 10년간 달라진 한국경제 환경에 대처하기에는 역량 부족인 것 같다는 지적도 많았다. 1997년 외환위기에 책임이 있는 강 장관과 최중경 차관을 기용한 것 자체가 잘못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으로 인한 촛불시위의 근본 배경에는 경제 실정에 대한 민심 이반이 깔려있는데, 경제팀 유임으로는 민심을 달래기 어렵다는 우려도 많았다. 시민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의 윤창현 교수도 “정부가 지난 10년간 우리 경제의 패러다임 변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향후 경제정책 방향과 관련해서는 무리한 경기부양보다는 물가안정에 주력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참석자는 전했다. 성장잠재력 확충이 중장기적으로 중요한 만큼 연구개발 투자와 교육개혁에 힘써야 한다고 주장도 나왔다. 한 참석자는 “근본적으로 정부가 과거처럼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고 말했다.

경제개혁연대도 성명에서 현 경제팀의 유임으로는 경제회복과 민심안정이 어렵다고 주장했다. 김상조 소장은 “모든 경제 전문가들이 이념적 성향을 떠나 이구동성으로 현 경제팀의 한계를 지적하고 있다”며 “대통령이 국민에게 정책기조의 전환을 설득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은 현 경제팀의 교체”라고 말했다.

지난 1988년 말 출범해 올해로 20주년을 맞는 금융연구회는 대체로 시장의 효율성을 인정하면서도 시장질서 확립을 위한 정부 역할을 중시하는 입장이다.

곽정수 대기업전문기자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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