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달러클럽’ 진입…세계 5대기업 수준 삼성전자가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리며 연간 순이익 100억달러(10조원) 시대를 열었다. 삼성전자는 그러나 지난해 4분기에는 환율 하락과 내수침체 등의 영향으로 좀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에 매출 13조8953억원, 영업이익 1조5326억원, 순이익 1조8254억원의 실적을 올렸다고 14일 발표했다. 지난 3분기보다 매출은 3.1%, 영업이익은 44.1%, 순이익은 32.1%가 각각 감소한 수치다. 4분기 영업이익률은 11%인데, 연말 특별상여금으로 지급한 7천억원을 포함하면 영업이익률은 16%에 이른다. 분야별로는 휴대전화 매출이 지난 3분기보다 13%나 줄어들고, 생활가전 분야도 7% 줄어 이익 폭을 줄였지만, 반도체와 엘시디(LCD)는 3%씩 매출이 늘어났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지난해 총 매출 57조6324억원, 영업이익 12조169억원, 순이익 10조7867억원의 실적으로 이른바 순이익 ‘100억달러 클럽’에 진입했다. 지난 2003년 기준으로 세계에서 순이익이 100억달러를 넘은 업체는 미국의 통신업체인 엠씨아이(MCI)와 석유업체인 엑손모빌 등 9개였으며, 제조업체로는 일본의 도요타가 유일했다. 삼성전자 주우식 전무(IR 담당)는 “삼성전자의 지난해 순이익은 세계 5대 기업 안에 드는 규모”라며 “환율 하락과 고유가, 원자재난, 중국의 긴축정책 등 위협요소가 많았는데도 대기록을 만들어 냈다”고 말했다. 올해 전망과 관련해 주 전무는 “디램 반도체 수요가 46% 증가하는 등 반도체 시장 전망이 긍정적이며 휴대전화 분야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둘 것이지만, 엘시디(LCD) 시장이 하반기에야 안정세를 이룰 것이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보수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며 “매출은 지난해보다 2% 증가한 58조7천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 전무는 “이는 예상 환율을 달러당 1050원으로 잡아서 작성한 목표”라며 “환율 변동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동원해 경영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거둔 10조7867억원의 순이익 중에서 배당금으로 지급된 것이 1조5640억원이었고, 자사주 매입으로 3조7920억원을 쓰는 등 모두 50%의 순이익을 주주들에게 환원했다”며 “올해도 2조원 이상의 자사주 매입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주 전무는 “올해 설비투자 계획은 모두 10조2700억원으로, 이는 지난해 7조6700억원보다 34%나 늘어난 것”이라며 “반도체에 10조2700억원, 엘시디에 2조86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태희 기자 herm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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