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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낮 서울 강남의 한 휴대폰 매장 밖에 나붙어 있는 저가 판매 광고문구들이 소비자들의 시선을 잡아끌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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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사 모두 전략폰 동원 10만~30만원까지 지원
“안하면 나만 손해”본사서 판매가 직접 지시
‘출혈경쟁’우려속 통신위 일제단속에 긴장감 “에스케이텔레콤으로 옮기면 4만9000원, 지금 하시면 2만9000원까지도 해드릴께.” 지난 18일 오후 서울 강남의 한 휴대전화 판매점 직원이 손에 들고 있던 휴대전화는 출고가 20만원이 훌쩍 넘는 모토로라 스타택 휴대전화다. ‘3년만에 파격조건’이라는 펼침막이 옆에서 펄럭이고 있고, 직원은 “얼마 전까지 20만원 넘게 팔았던 모델”이라며 “물량 빠지면 다시 비싸질테니, 단말기 새로 하려면 지금이 최고”라고 귀띔했다. 올 초부터 번호유지제(번호이동성제, 전화번호를 바꾸지 않고도 통신회사를 변경할 수 있는 제도)가 전면 실시되면서, 단말기 보조금을 이용한 ‘가입자 쟁탈전’이 되살아나고 있다. 이동통신사들은 다른 단말기보다 좀 더 많은 보조금을 지원하는 이른바 ‘전략폰’을 정해 회사별로 적게는 10만원에서 많게는 30만원 가까운 보조금을 미끼로 활용하고 있다. 서울 강남역 지하상가에서 본 ‘전략폰’은 에스케이텔레콤과 케이티에프, 엘지텔레콤에서 각각 2개, 6개, 3개였다. 에스케이텔레콤의 전략폰은 스타택과 엘지전자 LG KP-3400모델(출고가 44만원)로, KP-3400의 경우 절반이상 가격이 내린 17만원에 살 수 있었다. 케이티에프로 번호이동할 경우에는 ‘벤츠폰’으로 알려진 삼성전자 e3200모델을 11만원에 살 수 있었다. 출고가 30만8000원인 엘지전자 LG-KP2600 모델은 엘지텔레콤으로 옮길 경우, 무려 27만원이 싼 3만8000원에 살 수 있었다. 근처 매장을 돌아본 결과, 1~2만원의 차이는 있었지만 전략폰의 종류와 가격대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 매장 직원은 “다들 가입자를 뺏어가느라 난리인데 어느 통신사가 가만히 있겠냐”며 “매일 출고가와 보조금, 판매가격 방침이 각 회사에서 내려오는데, 올들어서는 지난해보다 대부분 10만원 이상 (보조금이) 늘어났다”고 귀띔했다. 지난 7일 언론광고를 통해 “생존차원에서 보조금을 지원하겠다”고 공언했던 엘지텔레콤은 대부분 단말기에 20만원 이상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었다. 지난 16일 서울 광진구 테크노마트를 찾았을때, 한 매장직원은 “엘지텔레콤에서 8일부터 17일 낮 12시까지 ‘특별행사’를 벌이고 있다”며 “내일부터는 값이 다시 올라갈 수 있기때문에 휴대폰을 바꾸려면 지금 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보조금 문제로 통신위원회의 단속이 심해지면서, 각 매장들은 긴장하는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 광진구 테크노마트에서 만난 한 직원은 휴대전화 가격을 묻는 기자에게 “혹시 아르바이트 학생아니냐”고 대뜸 물었다. 이 직원은 “통신위 쪽에서 고용한 아르바이트들이 와서 물건을 싸게 산 뒤, 통신위에 신고해버린다”며 “혹시 통신위 쪽에서 전화가 오더라도 매장이름은 절대 말하지말고, 단말기는 아는사람 통해 싸게 샀다는 말만 하면 된다”고 당부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이렇게 시장이 과열된 적이 없었다”며 “각 업체가 20만원 안팎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어 또다시 출혈경쟁이 걱정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보통신부 산하 통신위원회는 19일 서울과 수도권 등 전국에서 일제조사를 벌여 엘지텔레콤의 단말기 보조금 지급 사례를 적발해, 오는 24일 열리는 제111차 통신위에 단독 상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통신위는 에스케이텔레콤과 케이티에프 등 다른 통신업체에 대해서도 보조금 지급여부에 대한 조사 등을 벌여 위반 사실이 드러날 경우 처벌할 방침이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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