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1.20 21:15
수정 : 2005.01.20 21:15
42년 재직한 한국 화학산업 산증인
한국 화학산업의 산증인으로 꼽히는 성재갑(67) 엘지석유화학 회장이 42년간의 기업활동을 마치고 경영일선에서 은퇴한다.
20일 엘지그룹에 따르면 성 회장은 젊은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기 위해 자발적으로 은퇴를 결심했고, 이후는 엘지석유화학 고문으로 조언자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성 회장은 “대과 없이 기업생활을 마무리하고 아름다운 전통을 남기며 명예롭게 은퇴할 수 있음은 축복”이라는 말로 은퇴 소감을 대신했다고 한다.
성 회장은 1963년 락희화학공업사(현 엘지화학)에 입사해 78년 ㈜럭키 이사를 거쳐 럭키석유화학㈜ 사장, 엘지화학 대표이사, 엘지석유화학 회장 등을 지낸 엘지의 대표적인 전문경영인이다.
럭키석유화학 재직 당시인 지난 80년 건물용 바닥장식재 ‘럭스트롱’을 자체 기술로 개발해 적자 사업부를 흑자사업부로 탈바꿈시킨 이야기는 아직도 엘지 사람들 사이에 전설처럼 떠돌고 있다고 한다. 또 지난 89년 사장으로 승진한 이후 뻘밭 상태로 있던 전남 여수 용성단지에 45만톤 규모의 나프타분해공장(NCC)을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완공하라는 임무를 받고 공사 내내 현장에서 인부들과 숙식을 같이해 애초 공사예정기간을 절반으로 줄인 1년반 만에 공장을 세운 것은 세계 기록으로 남아 있다고 한다.
매일 새벽 5시30분에 일어나 42년간 지각을 한 적이 없을 정도로 자기관리가 철저했고, 부하직원들이 올린 보고서의 수치를 대부분 외울 정도로 정확한 기억력을 자랑했다고 엘지 사람들은 전했다.
이태희 기자
herm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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