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
수출 2천500억달러 돌파 의미와 전망 |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은 2천500억달러를 넘어서며 무려 31.2%의 증가율을 기록, 당초 예상을 크게 뛰어 넘는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무역수지도 2003년의 2배에 달하는 등 수출 관련 각종 기록들이 새로 작성됐다.
올해는 주력업종의 수출단가 하락, 원화강세, 세계경제 성장률 둔화 등의 악재로 작년과 같이 기록적인 신장세는 기대하기 어렵지만 두자릿수 증가율은 무난히 유지할 것으로 산업자원부는 전망하고 있다.
◆ 수출 2천500억달러 달성 의미 = 올해 수출은 2천542억2천만달러로 지난 95년1천억달러를 달성한 후 9년만에 2.5배에 달하는 2천500억달러를 돌파했다는데 우선의미가 있다.
수출 2천500달러 달성은 캐나다(2000년), 중국(2001년), 벨기에(2003년), 홍콩(2004년) 등에 이어 세계에서 12번째이나, 중계무역(홍콩 93%, 벨기에 29%, 한국 0.4%)을 제외하면 세계 10번째가 된다.
이같은 수출규모는 지난해 기준으로 멕시코를 제외한 중남미 38개국(2천119억달러), 중동 13개국(1천884억달러), 아프리카 53개국(1천725억달러) 수출 규모를 초과하는 것이다.
이같은 수출호조로 수출의 경제성장 기여율은 2003년에 이어 작년에도 90%대를 기록, 내수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수출이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 각종 '신기록' 양산 = 올해 수출(2천542억2천만달러)과 수입(2천244억7천만달러) 실적은 모두 작년 기록을 깬 사상 최대치다.
연간 수출증가액 604억달러는 종전 최고기록이던 지난해 313억달러의 2배에 육박했고 일 평균 수출액도 9억1천만달러로 작년의 6억8천만달러를 크게 초과하며 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다.
또 수출증가율 31.2%는 `3저(저유가, 저금리, 달러약세) 호황'을 누렸던 지난 87년(36.2%) 이후 17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무역수지 흑자(297억5천만달러)는수입이 급감했던 지난 98년 390억달러 이후 6년만에 가장 많았다.
특히 대 중국 무역흑자는 194억5천800만달러로 수교 이후 최대 규모를 나타냈다.
반면 對일본 무역적자도 237억1천800만달러로 지난해(190억3천700만달러)보다 크게 증가하며 사상 처음 200억달러를 넘어섰다.
◆ 주력 업종 초고속 성장 = 지난해는 석유제품(50.8%), 비철금속(47%), 일반기계(44.5%), 철강제품(43.5%), 무선통신기기(40.6%), 선박(38.4%), 자동차(37.9%),반도체(36.7%), 전자.전기(30.3%) 등 대부분의 품목에서 높은 수출증가율을 나타냈다.
특히 중화학제품의 수출증가율은 반도체, 무선통신기기, 자동차 등 다른 주력품목들의 호조를 타고 2003년 22.4%에서 36%로 크게 상승했다.
정보기술(IT) 제품도 반도체, 무선통신기기의 약진에 힘입어 30%대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비(非)IT 제품도 자동차, 일반기계 등을 중심으로 35%가 넘는 증가세를 보였다.
그러나 5대 주요 품목의 수출비중은 2003년 43.2%에서 지난해 44.2%로, 10대 품목 비중은 2003년 57.9%에서 60.1%로 각각 상승해 주요 품목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 중화권 수출 비중 확대 = 지난해 對중국 수출은 480억달러에 달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전년의 18.1%에서 19.6%로 확대됐다.
또 홍콩은 전년보다 25.7% 증가한 176억1천만달러로 7.2%의 비중을 차지했고,대만은 41.5% 증가한 94억8천만달러로 3.9%의 비중을 나타냈다.
이로써 중국, 홍콩, 대만 3개 중화권 국가의 수출비중이 30.7%를 기록, 처음으로 30%선을 넘어섰다.
지역별 수출증가율을 보면 중국(42.7%)을 비롯해 브릭스 지역(41.9%), EU(39.5%), 미국, 일본(이상 25.3%) 등 선진국과 개도국을 가지리 않고 증가율이 전년대비 8-14%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 새해 전망 = 올해에는 우선 지난해 수출이 예상을 뛰어넘는 호조를 보임에 따라 통계적 요인에 의해 수출증가율이 크게 하락할 전망이다.
기관별 내년 수출증가율 전망치를 보면 금융연구원만 14.7%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을뿐 삼성경제연구소(9.3%), LG경제연구원(8.0%), 산업연구원(8.9%), 한국은행(7.3%) 등은 모두 수출증가율이 한자릿수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세계 경기의 성장세 둔화, IT 제품의 가격 약세, 달러화 하락 등 수출 성장의 걸림돌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는 수출단가가 7.1% 가량 상승, 수출금액 증가에 27% 가량 기여했으나 올해 수출단가는 주력인 반도체, LCD 등 IT 제품을 중심으로 3% 가량 하락할 것이라는게 민간 경제연구소들의 분석이다.
그러나 산자부는 이같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세계 주요 시장에서 우리나라 제품의 크게 높아진 경쟁력과 외생 변수에 흔들리지 않는 내성을 기반으로 올해도 두자릿수의 수출증가율은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영주 산자부 무역유통심의관은 "수출증가율 하락은 불가피하지만 올해 보여준 수출 호조는 올해에도 상당 부분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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