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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0.30 11:53 수정 : 2019.10.31 08:02

다국적기업 이익의 일부를 디지털세로 부과하는 ‘통합접근법’ 개념도. 그림에서 A가 디지털세에 해당한다. 기획재정부 제공

OECD 디지털세 논의, IT기업에서 제조업 등으로 확대
애초 타깃 되던 미국 압력으로 삼성·현대도 해당
다국적 기업 매출 올린 국가가 세금 나눠갖도록 설계
정부 “국익 최대한 반영되도록 협상할 예정”
내년 초 합의안 나올 듯…본격 시행엔 3~4년 예상

다국적기업 이익의 일부를 디지털세로 부과하는 ‘통합접근법’ 개념도. 그림에서 A가 디지털세에 해당한다. 기획재정부 제공

삼성전자·엘지(LG)전자·현대자동차 등 전세계적으로 영업하는 국내 대기업들도 이른바 ‘구글세’로 불리는 디지털세 과세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커졌다. 디지털세는 애초 구글·페이스북 등 국경을 초월해 사업하는 인터넷 기반 글로벌기업을 겨냥해 논의가 시작됐지만, 미국의 압력으로 소비재를 생산하는 다국적기업에도 과세하는 쪽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어서다. 합의 결과에 따라 국내 대기업의 세부담이 늘어날 수도 있다. 내년 1월 말 디지털세 합의 도출 시한을 앞두고 자국의 산업·경제 보호와 국세 수입 방어를 위해 주요국들의 치열한 힘겨루기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정부도 올해 3월부터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대응 방안 등을 마련하고 있다.

30일 기획재정부의 설명을 들어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이달 초 세계 각국의 이해관계를 조정해 디지털세의 두 가지 큰 방안을 제안했다. 시장 소재지 국가의 과세권을 강화하는 ‘통합 접근법’과 조세회피를 막기 위한 ‘글로벌 최저한세’다.

통합접근법은 다국적 정보통신 기업은 물론 스마트폰, 가전제품, 자동차 등 소비자를 대상으로 사업하는 다국적 기업도 디지털세 적용 대상으로 본다. 기존 논의대로 디지털세가 도입되면 구글·페이스북 등 미국 기업이 주로 피해를 입을 것으로 우려되자, 미국 정부가 소비재를 파는 기업들까지 과세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요구해 반영된 것이다. 제조업체도 소셜미디어, 온라인마켓 등을 통해 마케팅을 하고 가치를 창출하므로 디지털 사업 분야에서 정보통신 기업과 다를 게 없다는 게 통합접근법의 과세 논리다. 이렇게 되면 삼성전자·엘지전자·현대차 등 한국의 대기업들도 과세 대상이 된다.

현재는 법인 소재지 등 고정 사업장이 있는 국가에만 법인세를 납부하고 있다. 하지만 통합접근법은 세계 각국의 소비자한테 얻은 이익에서 발생한 세금을 모회사가 있는 국가만 갖지 말고 매출이 발생한 지역의 국가가 나눠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통합접근법에서 논의되는 과세 방법은 다국적기업의 이익을 통상이익과 초과이익으로 나누고, 초과이익 일부에 대해 매출이 발생한 나라가 자국의 법인세율에 따라 과세하는 방안이다. 통상이익은 유형자산을 통해 발생하는 이익, 초과이익은 무형자산을 이용해 발생한 이익으로 본다. 예를 들어 초과이익의 10%에 대해 매출이 발생한 국가가 과세권을 갖기로 합의할 경우를 보자. 만약 삼성전자가 초과이익 10조원을 올렸다면 10%인 1조원에 대해 매출이 발생한 나라가 법인세를 과세할 수 있다. 만약 한국·중국·일본 등 10개 나라에서 동일한 매출이 발생했다면 10개 나라가 각자 1조원의 10분의 1인 1천억원에 대한 과세권을 가진다. 각 나라마다 법인세율이 다르기 때문에 법인세율이 높은 국가에서 많은 매출을 올리면 삼성 입장에서는 본사인 한국에만 1조원에 대한 세금을 낼 때보다 총 부담해야 하는 세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한국 정부 입장에서는 기존에 삼성에서 거두던 세금 일부를 다른 나라에 배분하기 때문에 세수가 줄어들 수 있다. 반대로 구글이 한국에서 올린 매출에 대해 우리 정부가 과세권을 갖게 되므로 어떤 기준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세수 증감 여부가 결정된다. 김정홍 기재부 국제조세제도과장은 “우리 입장에서는 최대한 국익 확보를 위해 국내 기업이 외국에 세금을 덜 내고, 구글 등 정보통신 기업에 우리가 더 과세할 수 있는 쪽으로 협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합접근법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조세회피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최소한 일정 수준 이상 세금을 납부하도록 하는 ‘글로벌 최저한세’를 도입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다국적기업이 법인세율이 낮은 국가에서 더 많이 소득을 낸 것처럼 꾸며 법인세를 덜 내려는 걸 막기 위한 조처다.

경제협력개발기구는 11월과 12월에 각각 통합접근법과 글로벌 최저한세 공청회를 연다. 내년 1월 말에는 경제협력개발기구와 주요 20개국(G20) 내 조세회피 대응 협의체인 ‘인클루시브 프레임워크(IF)’ 총회를 열어 최종 합의를 도출한다. 다만 합의안이 담긴 보고서는 내년 말 발간되고 이후 규범화 작업도 이뤄져야 해 실제 이행까지는 3~4년이 더 걸릴 것으로 정부는 예상하고 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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