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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유주선 금융노조 사무총장, 한창규 금융노조 전략기획본부 부위원장, 박홍배 KB국민은행 노조위원장. 디자인주 신홍비 hongbi@designz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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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 인사이트 _ Economy insight
금융노조위원장 후보 인터뷰
유주선, 통합과혁신
한창규, 변화와도약
박홍배, 세대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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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유주선 금융노조 사무총장, 한창규 금융노조 전략기획본부 부위원장, 박홍배 KB국민은행 노조위원장. 디자인주 신홍비 hongbi@designz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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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대 도약 대 세대교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 위원장 선거가 12월로 다가오면서 누가 선택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금융노조 위원장은 시중·국책 은행, 금융공기업 노조원 10만 명에 이르는 산별노조를 이끈다. 공공성을 띠는 금융산업 특성으로 정치적 영향력도 크다. 비례대표인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19대 국회의원인 김기준 전 의원이 금융노조 위원장 출신이다.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금융노조 부위원장 출신이다.
이번 선거에는 3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유주선 금융노조 사무총장, 한창규 금융노조 전략기획본부 부위원장, 박홍배 KB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이다.
<이코노미 인사이트>는 현재 물망에 오른 3명을 인터뷰해 출마 배경이 무엇인지, 당선되면 어떤 일에 중점을 둘지, 자신이 다른 후보에 견줘 어떤 경쟁력이 있는지를 물었다. 후보 3명이 언론에 출마 이유 등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출사표를 던진 이유
현 금융노조 집행부에선 유주선 사무총장이 나선다. 그동안 금융노조에서는 허권 위원장, 성낙조 수석부위원장, 유주선 사무총장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됐다. 이들은 10월10일 저녁 후보 단일화 회동을 한 뒤 신한은행 노조위원장 출신인 유 사무총장이 출마하는 데 의견을 모았다. 유주선 사무총장은 출마 이유로 ‘통합과 혁신’을 들었다. 그는 “금융노조 9년을 포함해 노동조합에서 16년을 활동하며 무수히 많은 어려움을 해결하며 경험을 쌓았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금융노조를 통합하고 혁신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한창규 금융노조 전략기획본부 부위원장은 상반기에 이미 출사표를 냈다. 한 부위원장은 기술보증기금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공공부문노조 공동대책위원회에서 활동했다.
한창규 부위원장은 선거에 나서는 이유가 ‘변화와 도약’을 위해서라고 했다. 그는 “금융노조가 내년 60년을 맞지만 변화에 둔감하다. 비은행권 위원장이 금융노조에서 처음 당선돼 금융노조 60년을 새롭게 만들어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홍배 위원장은 현 금융노조 집행부와 결이 다르다. 그는 올해 초 국민은행 노조 파업을 주도하며 인지도를 높였다. KB국민은행 사쪽과 협의해 차별적이라는 지적을 받던 여성직원 유니폼을 없애기도 했다. 제1금융권인 은행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었다. 뒤를 이어 신한은행 등도 동참했다.
박홍배 위원장은 출마 이유로 ‘세대교체’를 들었다. 그는 “촛불혁명 이후 당선된 많은 금융노조 지부 위원장들이 현장 조합원 눈높이에 맞추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금융노조는 현장과 가까워지는 노력이 부족하다. 바꿔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당선되면 중점으로 할 일
유주선 총장은 “금융노조 위상을 높이고 현장과 소통하면서 정부와 싸우기도 하고 협력하기도 하겠다. 금융부문이 4차 산업 시대 환경에 적응하게 하고 고용 위기에 대처하는 일을 하겠다. 그동안 여러 현안을 풀 때 중심에 있었기에 그런 관록을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한창규 부위원장은 “금융과 공공을 중심으로 한 노동운동이 세계적 흐름이 되고 있다. 금융과 공공의 힘을 모아 정책을 만들어가겠다. 양대 노총 공대위 집행위원장을 맡으면서 성과연봉제 투쟁 중심에서 일한 경험을 살리겠다”고 말했다.
박홍배 위원장은 “지난 3년 동안 현 집행부가 잘한 일도 많다. 하지만 최근에는 금융노조 위상이 크게 떨어졌다. 현 집행부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조합원들을 잘 결집해내지 못한 게 아닌가라고 본다. 지부에서 해온 것처럼 조직을 민주화하고 여러 사람 의견을 모아내겠다”고 강조했다.
다른 후보에 견준 경쟁력
유주선 사무총장은 “실력이라는 게 나이로 판별되는 것은 아니다. 이용득 의원이 ‘금융노조 수장을 뽑는 데 경험이 없는 사람이 현안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이 되겠느냐’고 말한 것으로 알고 있다. 금융노조 위원장이 만만한 자리가 아니다. 경험과 연륜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금융노조 쪽 인사는 “유 사무총장이 노동계 원로, 시중·국책 은행에서 골고루 지지를 받고 있다. 최근 지부 위원장에 젊은층이 대거 선출됐지만 노조원 정서와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창규 부위원장은 “유 총장이 경험에서 앞서고, 박 위원장은 세대교체 적임자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두 분이 한쪽만 강점이 있다. 나는 두 분이 갖지 못한 두 개의 장점을 모두 갖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 공기업 관계자는 “한 부위원장이 은행연합회지부 등 금융노조 산하 17개 지부가 만든 조직인 민주평등연대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박홍배 위원장은 “경험이 긴 게 도움이 될 수는 있겠지만 우회하거나 타협하거나 그런 경험도 많이 봐왔다. 경험이 많지 않더라도 제대로 싸워서 이긴 경험이 있는 사람이 금융노조에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 시중은행 노조위원장은 “금융노조 모든 지부에서 세대교체 요구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는 상황이라서 선거에서도 이를 거스르기 어렵지 않겠느냐”고 했다.
유주선 사무총장과 한창규 부위원장이 단일화할 가능성도 솔솔 나온다. 두 사람은 같은 집행부에서 일해 각각 출마하면 표가 분산된다는 이유에서다. 유 사무총장은 아직 단일화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 부위원장은 “단일화를 놓고 구체적 움직임은 없다”면서도 “제안이 들어오면 논의할 수는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금융노조는 전국은행산업노동조합협의회와 지방은행노동조합협의회, 국책기관노동조합협의회, 민주평등연대 등 37개 지부로 꾸려졌다. 선거에 뽑히려면 이들 표심을 끌어내야 한다. 이번 선거는 △현 집행부 평가 △정년 연장 △임금피크제 도입 시기 연장 △비정규직 처우 개선과 함께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불거진 핵심성과지표(KPI) 개선 등을 놓고 후보 간 대결이 예상된다.
하나·우리·국민 노조 선거도 관심
올 연말에는 금융노조 뿐만 아니라 개별은행 노조 선거도 줄줄이 치러진다.
KEB하나은행 노조선거는 11월에 있다. 이번에 치르는 하나은행 노조선거는 단일위원장 선거 체제로 가는 첫 선거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합병으로 노조를 통합했지만 지금까지 두 쪽에서 각각 1명씩 위원장을 내는 공동위원장 체제로 운영됐다. 현재는 김정한, 이진용 공동위원장 체제다. 이진용, 김정한 공동 위원장은 재선이 규정상 불가능해 현 집행부 지지를 받는 후보 사이에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12월에 선거를 치른다. 박필준 현 노조위원장이 재선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박 위원장은 금융노조위원장 선거 출마를 거론했지만 우리은행 노조위원장 재선으로 방향을 돌렸다.
KB국민은행 노조 선거도 12월에 치른다. 박홍배 위원장이 금융노조위원장에 도전하면 현 집행부의 류제강 수석부위원장 출마가 유력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국민은행 노조 선거는 여러 후보가 나와 이번 선거에도 다수 후보가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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