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판기운영·LPG소매, 5년간 대기업 진출 금지

중기부, 2·3호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영세 소상공인을 보호하기 위한 ‘생계형 적합업종’ 2·3호에 자판기 운영과 액화석유가스(LPG) 연료 소매업이 지정됐다. 앞으로 5년 동안 이 업종에는 대기업이 진출하지 못한다. 1호 생계형 적합업종은 지난달 서점이 지정된 바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민간 전문가와 업계 대표들로 구성된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위원회’를 4일 열고 이처럼 생계형 적합업종을 지정했다고 5일 밝혔다. 이에 따라 대기업 등은 오는 20일부터 2024년 11월19일까지 5년간 예외적 승인사항을 제외하면 해당 업종에서 사업을 인수·개시·확장할 수 없다. 위반 시 2년 이하 징역 또는 1억5천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고, 위반 매출의 5% 이내에서 이행강제금이 부과된다.

자판기 운영이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된 데에는 자판기를 운영하는 소상공인의 영세성이 영향을 미쳤다. 거래처의 상당수가 최근 대기업으로 이전되는 등 시장에서 소상공인의 취약성이 커진 점도 고려됐다. 중기부 자료를 보면, 2013년 1965억원이었던 자판기 운영 시장은 연평균 10.5%씩 규모가 감소해 2017년에는 1260억원으로 작아졌는데 같은 기간 대기업의 시장점유율은 42.5%에서 51.8%로 늘었다. 자판기 운영업이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서 영향을 받게 된 곳은 코카콜라음료·롯데칠성·동아오츠카·휘닉스벤딩서비스(농심 계열) 등 4곳이다. 다만 음료·커피 자판기는 보호 대상이지만 과자 등과 함께 판매하는 복합자판기 사업은 생계형 적합업종에 해당하지 않는다. 운영대수 5대 미만의 신규 또는 갱신 계약은 제한되지만 이보다 규모가 큰 계약은 연 1회 가능하다.

액화석유가스 연료 소매업은 업종 범위를 ‘50㎏ 이하의 중량 단위로 용기에 액화석유가스 연료(프로판 가스)를 충전해 판매하는 소매업’으로 한정해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이 이뤄졌다. 중기부는 “소상공인의 평균 매출과 영업이익, 평균임금이 영세한 가운데 용기 단위 엘피지 연료 판매업까지 대기업이 진출할 경우 큰 피해가 예상됐다”고 설명했다. 이 업종의 경우 현재 대기업이 진출해 있지는 않지만 전통적으로 소상공인의 영역이라는 점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지정됐다. 엘피지 연료를 공업용·시험연구용으로 용기 단위로 판매하는 경우와 엘피지 산업 구조개선 등 정책 수요에 따라 대기업 진출이 필요한 경우에만 사후적인 예외승인을 조건으로 대기업에 허용하기로 했다.

최민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