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2.03 19:24
수정 : 2019.12.04 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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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당진 공장, 현대제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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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황 지난해 말부터 ‘침체의 늪’
현대제철 수익성 악화 이어져
11월말부터 희망퇴직 접수 ‘자구책’
포스코도 비용절감에 사활 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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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당진 공장, 현대제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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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이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불황에 빠진 철강업계의 구조조정 신호탄이 될 것인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달 말부터 만 53살 이상 사무직을 대상으로 일정 기간의 기본급, 위로금 등과 휴가 등을 제공하는 ‘전직지원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고 3일 밝혔다. 이번에 현대제철이 시행하는 희망퇴직제도는 3년치 연봉 외에 성과급·위로금 등을 지급하고 자녀 1명당 교육비 1천만원을 지원한다. 2015년 에스케이텔레콤(SKT)에서 6년치 기본급을 걸고 희망퇴직을 받은 적이 있지만 제조업계에서 3년치 급여 제공은 파격적인 조건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58살부터 적용하는 임금피크제를 앞두고 고민중인 직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희망퇴직 조건에 해당하는 사원들은 전체 사무직 3천여명 가운데 100여명이다. 하지만 이번 희망퇴직은 수익성 악화와 철강업계의 전반적 불황을 타개할 전망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나온 자구책의 일환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현대제철은 올 3분기 영업이익 341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에 비해 66%나 감소했다. 순이익은 2분기에 반등했지만 3분기에 658억원 손실로 바뀌었다. 매출 하락에 단기 환율급등으로 인한 환손실까지 악영향을 미친 탓이다. 국내 업계 1위로 현대제철과 함께 국내 철강 총생산의 84%를 차지하는 포스코의 3분기 영업이익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2% 줄었다.
철강업계는 지난해 말부터 미-중 무역갈등으로 인해 전방산업인 자동차·조선업 등이 침체에 빠지면서 함께 실적이 악화되기 시작했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철광석·석탄 등 철강 생산의 재료 및 용광로 연료비까지 급등했다. 원재료비 상승분은 전방산업 침체에 따라 제품 가격에 반영하지 못하며 수익성이 급락했다. 현대제철은 같은 그룹 계열사인 현대·기아차와 자동차 강판 가격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최근 일본 제강업계가 제품 단가를 올리면서 국내에서도 가격 현실화 가능성이 커져 수익성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비용 절감에 사활을 걸고 있다. 올초 전사적으로 원가경쟁력을 강화하는 ‘시아이(CI·코스트 이노베이션) 2020’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연간 2300억원 이상 실질적인 비용 절감이 목표였는데, 상반기에는 원가 1200억원을 낮췄고 하반기에는 내부에서 발생하는 제조 관련 경비를 30% 넘게 줄였다. 또 지난 2분기 중국 광둥의 전기도금상판 생산공장을 매각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자본잠식에 이른 베트남 자회사 포스코에스에스비나(SS VINA)의 철근 부문을 매각하기로 했다. 올해 국내 한 완성차업체를 대상으로 자동차 강판 가격도 인상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국내외 사업에 대한 다각적인 구조개선을 지속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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