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2.09 20:24
수정 : 2019.12.10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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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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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살부터 ‘+’ 59살부터 ‘-’
‘인생 흑자기간’ 3년 늘어
유년기엔 민간이전액 더 많고
노년기엔 공공이전이 앞질러
“가족부양보다 복지가 노후 지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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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은 27살에 노동소득이 소비보다 많은 ‘흑자 인생’에 진입해 41살에 정점을 찍고 정년을 눈앞에 둔 59살에 다시 ‘적자’로 전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국민이전계정’을 보면, 1인당 생애주기상 한국인은 0~26살까지는 ‘적자’로, 노동소득을 올리는 27~58살까지는 ‘흑자’로, 59살 이후에는 다시 ‘적자’의 삶을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인생에서 32년 동안만 흑자로 살고 나머지 기간에는 수입이 소비보다 적은 적자 인생을 산다는 뜻이다.
앞서 올해 1월 발표한 ‘2015년 국민이전계정’에서는 흑자 인생 기간이 29년(29~57살)이었다. 1년 새 흑자 기간이 3년 늘어난 것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고령화 현상으로 보다 오랫동안 일하고 은퇴 시기가 늦춰진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민 1인당 생애주기상 적자 폭은 16살에 2867만원으로 가장 컸고, 흑자 폭은 41살(1435만원)에 가장 컸다.
수입보다 소비가 많은 긴 적자 기간을 지탱해 주는 것은 가족과 국가의 도움이었다. 노동연령층(15~65살)의 수입은 국가의 복지 시스템을 통한 공공이전과 주로 가족 사이의 도움을 뜻하는 민간이전으로 나뉘어 각각 유년층(0~14살)과 노년층(65살 이상)에 이전되는데, 유년층에는 132조4천억원, 노년층에는 74조4천억원의 순 유입이 발생했다. 특히 유년층에는 민간이전이 74조4천억원이 공공이전(58조원)보다 많았고, 노년층에는 공공이전이 54조8천억원으로 민간이전(19조6천억원)보다 많았다.
고령화와 복지제도 강화로 공공의 역할은 갈수록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금 등 재원이 연령별로 이전된 총액을 보면, 2016년 공공이전은 112조7천억원으로 민간이전 99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민간이전이 2010년 91조5천억원에서 2016년 99조원으로 7조5천억원 늘어난 동안, 공공이전은 2010년 74조원에서 38조원 남짓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대유 통계청 소득통계개발과장은 “세금을 거두고 복지 혜택으로 돌려주는 공공이전이 가족 관계 등을 통한 사적인 부양 규모를 넘어선 셈”이라며 “공공이전의 비중이 특히 높은 노인층에 대한 복지를 강화하면서 공공이전이 높은 증가율을 보인다”고 말했다.
국민이전계정은 인구구조 변화 등에 따른 연령대별 자원의 배분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로 2019년 1월에 처음 발표됐다. 전 국민의 연령대별 노동소득과 소비 수준, 공적이전, 가구 내와 가구 간 사적이전 등을 파악해야 해 통계 대상 시점과 발표 시점에 3년 정도 시차가 벌어진다. 김대유 과장은 “정책 효과에 대한 시사점을 강화하기 위해 시차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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