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2.13 11:04
수정 : 2019.12.13 11:23
기획재정부 ‘최근 경제동향’ 12월호 발간
“수출과 건설 투자가 성장을 제약” 경기 진단
10개월째 사용한 ‘경기 부진’ 용어 사용 안 해
“경기가 바닥을 뚫고 올라간다는 뜻은 아니야
경기 반등은 시장과 보폭 맞출 것” 선 그어
정부가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해 수출과 건설 투자가 성장을 제약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는 앞서 지난 10월까지 7개월 동안 ‘(경기) 부진’이라고 표현했는데, 두 달째 ‘부진’ 판정은 뺐다.
기획재정부는 13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2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서비스업 생산과 소비가 완만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수출과 건설 투자가 성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지난 4월부터 10월까지 ‘부진’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바 있다. 2005년 3월 그린북 발간 뒤 최장 기간이었다.
다만 정부는 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홍민석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정부가 경기상황을) 부진하지 않다고 보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 표현이 가장 정확하게 설명하는 거라고 생각해서 바꿨다”며 “아직 바닥이나 저점을 뚫고 올라갔다고 평가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기가 저점을 찍고 올라간다는 건 시장 컨센서스와 보폭을 맞춰서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장 상황에 맞지 않는 낙관적 전망으로 해석되는 것을 차단한 셈이다.
실제 현재의 경기를 판단할 수 있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 동행지수의 구성지표 가운데 광공업생산지수(-0.5%), 건설기성액(-0.2%) 등이 부진한 영향이다. 반면 앞으로 경기를 판단할 수 있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2포인트 올라 지난달에 이어 두 달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경제심리지수(0.5포인트), 건설수주액(12.6%) 등이 오른 덕이다.
이 밖에 주요 지표를 보면, 10월 전산업 생산은 전달보다 0.4% 줄었다. 서비스업 생산이 전달보다 0.3% 늘었지만, 광공업 생산이 1.7% 감소한 영향이 컸다. 11월 수출은 1년 전보다 14.3% 줄었다. 세계 경제 둔화와 반도체 단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12개월째 마이너스다. 10월 설비투자는 기계류 투자가 줄면서 전달보다 0.8% 감소했고, 건설투자는 1.7% 증가했다.
11월 소비 관련 속보치를 보면, 백화점 매출액(3.3%), 할인점 매출액(2.5%), 온라인 매출액(2.9%), 카드 국내승인액(7.6%)이 1년 전보다 일제히 상승했다.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도 30% 늘었다.
기재부는 “대외적으로 글로벌 교역과 제조업 경기 위축 등으로 세계 경제가 동반 둔화하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 간 무역협상의 향방, 글로벌 반도체 업황의 회복 시기,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관련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며 “올해 남은 기간 이월·불용 최소화 등 재정 집행과 정책금융, 무역금융을 차질없이 추진하고 다음 주 발표할 예정인 2020년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경기 반등 모멘텀 마련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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