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2.17 22:05
수정 : 2019.12.18 02:38
[통계청, 지난해 소득분배 조사]
지니계수·소득 5분위 배율 줄고
상대적 빈곤율도 꾸준히 감소세
기초연금 인상·아동수당 지급 등
저소득층 중심 재분배 효과 거둬
가계동향조사와 상반된 결과, 왜?
통계청 “1인 가구까지 조사에 포함
소득변화 더 구체적으로 파악 가능”
지난해 소득 분배 상황을 나타내는 세 가지 지표(지니계수, 소득 5분위 배율, 상대적 빈곤율)가 모두 개선세로 돌아섰다. 경기 부진 속에서 정부가 적극적인 분배정책으로 저소득층 소득을 뒷받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자영업 불황 등으로 고소득층의 사업소득 증가가 둔화한 영향도 작용했다.
1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가계금융복지조사’를 보면, 지난해 균등화처분가능소득을 기준으로 한 지니계수는 0.345로, 전년 대비 0.009 떨어졌다. 지니계수는 소득 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0에 가까울수록 평등하고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하다는 의미다.
지니계수는 통계 시작 기준 연도인 2011년 0.388에서 2015년 0.352까지 꾸준히 감소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기초연금 확대 등 전반적인 복지를 늘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후반기인 2016년 0.355로 다시 올랐다가 문재인 정부로 바뀌는 2017년 0.354에 머무는 등 정권 교체기 어수선한 분위기에 분배 개선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기초연금 인상, 실업급여 확대 등 사회안전망 강화를 위한 지출을 본격적으로 늘리자 지난해 소득 분배 지표가 일제히 개선된 것이다.
소득 상위 20%(5분위)와 하위 20%(1분위)의 격차를 나타내는 소득 5분위 배율도 6.54배로 전년보다 0.42배포인트 감소했다. 특히 은퇴연령층(66살 이상)의 5분위 배율은 7.94배로, 전년(8.82배)보다 0.88배포인트 줄어 감소폭이 컸다.
중위소득(소득순으로 줄세웠을 때 가운데에 있는 소득)의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이들의 비중을 뜻하는 상대적 빈곤율은 16.7%로 전년(17.3%) 대비 0.6%포인트 줄었다.
1인 가구가 포함된 이번 발표에서 소득 격차 지표들이 모두 호전되면서,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집권 2년 차에 일부 효과를 낸 것으로 평가된다. 강신욱 통계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기초연금 인상, 아동수당 지급, 실업급여 수준 인상 등 각종 복지급여 확대가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한 공적이전소득을 증대했고 재분배 기능을 높였다”고 말했다.
전체 가구의 평균 소득은 5828만원으로 2017년 5705만원에 비해 2.1% 증가했다. 분위별로 보면, 지난해 저소득층(1분위) 가구의 연평균 소득은 1104만원으로 전년 대비 4.4% 증가했다. 정부에서 지원받는 공적이전소득이 연간 438만원으로 가구 소득의 39.6% 비중을 차지했다. 근로소득은 302만원(27.3%)이었다.
고소득층(5분위)의 평균 소득은 1억3754만원으로 전년보다 1.7% 증가했다. 이는 1분위 소득 증가율(4.4%)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특히 자영업자와 관련된 사업소득(2679만원)이 11.7%나 줄었다. 고소득층의 소득 증가세가 약했던 점이 역설적으로 소득 격차 해소에 영향을 미친 셈이다.
한해에 한 차례 발표하는 올해 가계금융복지조사는 분기별로 집계하는 가계동향조사와 상반된 결과를 냈다. 가계동향조사에서는 지난해 1~4분기 모두 소득 5분위 배율이 전년보다 악화했다. 통계청은 조사 범위·방식 차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인 가구 이상을 집계하는 가계동향조사와 달리 공적이전소득 수혜 대상이 많은 1인 가구 소득이 가계금융복지조사에 포함되면서 분배 개선 효과가 뚜렷하게 드러난 것으로 볼 수 있다. 통계청 김서영 과장은 “가계금융복지조사는 1인 가구를 포함하는데다 각종 행정자료를 보완해, 전반적인 소득 변화를 더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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