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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2.19 13:08 수정 : 2019.12.19 19:47

인천공항 제2터미널 전경. 한겨레 자료사진

정부, 항공산업 경쟁력 강화방안
국내 항공사 영업이익률 저하
내국인 외국여행 수요 정체
외국인관광객 유치 지원하고
공항 슬롯 늘리고 MRO 육성

인천공항 제2터미널 전경. 한겨레 자료사진

우리나라 항공산업은 최근 10년간 여객과 화물 모두 성장세(연평균 각각 8.4%, 3.2%)를 보였지만 올해 3분기까지의 대형항공사 영업이익률은 0%, 저비용항공사는 -1.7%다. 겉은 화려하지만 속은 비어있는 ‘외화내빈’이다. 국제선 항공수요는 2008년 세계금융위기, 2015년 메르스 창궐, 2017년 사드 배치로 휘청거렸고 올해는 일본과의 갈등 탓에 1조원 정도의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 그나마 내국인의 국외여행(아웃바운드)이 받쳐줬던 국제선 수요는 인구감소와 고령화, 경제성장 둔화로 정체될 가능성이 크다.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는 이런 항공산업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경쟁력 강화 방안이 논의됐다.

정부는 우선 지방공항을 육성해 외국인 관광객 유입 통로로 활용할 계획이다. 무안·양양·청주공항을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시범공항으로 지정하고, 시범공항에 새로 취항하는 항공사에 최대 3년간 공항 시설사용료를 100% 감면하며 개별 관광객 유치를 위한 상품개발에는 1억원이 지원된다. 외국인 관광객을 전세기 형태로 모아오는 여행사에 지급하는 지원금은 현행 3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올리고 국외 온라인 여행사 광고 비용도 지원한다. 김해·대구공항에는 중·장거리 국제노선 개설이 추진되고 국내선 전용인 울산·여수·포항·사천공항도 국제선 부정기편을 확대할 계획이다.

인천공항의 시간당 운항가능 횟수(슬롯)는 현행 65회에서 70회로 늘어난다. 인천공항은 2터미널 개항 등 꾸준히 확장됐지만 출입국심사인력 부족으로 공항용량 대비 활용도는 77%에 그쳐 신규 취항·증편에 어려움이 있었다. 법무부 출입국심사인력이 증원되는 내년에는 연간 항공편이 1만6천회, 국내 항공사 매출은 7700억원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군부대와 시설을 공유하고 있는 김해공항도 운항가능 횟수를 늘리기 위해 군과 협의 중이다.

운송 쪽으로만 집중된 항공산업 육성도 다변화된다. 외국 의존도가 54%에 달하는 항공정비 산업(MRO)을 키우기 위해 정부는 우선 방사청 무기체계 도입과 연계해 정비 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김포공항은 저비용항공사 경정비, 사천공항은 중정비, 인천공항은 화물기 개조와 엔진업체 유치 등 역할을 분담시켜 항공기 정비 산업을 발전시킨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항공기 부품, 정비업체 등 연관 기업을 유치하고 이를 토대로 공항 주변을 경제·물류 허브로 조성할 수 있도록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도시개발사업 시행 자격도 부여할 계획이다.

항공안전 관리도 강화한다. 인적과실에 의한 장애를 줄이기 위해 조종과실 위험이 큰 이·착륙과 비정상 훈련을 연 4시간에서 6시간으로 늘리고, 1년 미만 또는 행정처분 이력이 있는 기장들의 기량을 내년 3월까지 특별심사할 예정이다. 안전 문제에 취약한 항공사에는 전담감독관을 1명에서 2명으로 늘리고 운수권 배분 등에 활용하고 있는 안전도 평가도 강화할 계획이다.

권용복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은 “항공산업은 저성장 시대에도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가져서 국가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며 “대외여건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항공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새로운 정책을 발굴해 적극 반영했다”고 말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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