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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금리인상 예상등 복합작용 달러화 강세
미 무역적자 폭 확대등 전문가들 “다시 하락”우세
원-달러 환율의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많은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새해 들어 환율이 계속 오르고 있다.
3일과 4일 이틀 연속 각각 3원과 0.6원이 올랐던 원-달러 환율은 5일에도 7.6원 상승하면서 1046.3원으로 마감됐다. 이날 환율은 한때 1050원에 가까운 1049.1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 환율 상승 왜? =원화 가치가 변동할 별다른 이유가 없는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고 있는 것은 달러화가 새해 들어 돌연 강세를 보이고 있는 탓이 크다. 엔화와 유로화 등 주요 국가 통화들의 환율도 달러화 강세의 영향으로 새해 들어 상승하고 있다.
이런 예상 밖의 달러화 강세 현상은 여러 측면에서 해석되고 있다. 먼저 지난해 달러화 약세의 영향으로 지나치게 많이 올랐던 엔화와 유로화의 거품이 제거되면서 나타나는 조정 과정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 최근 미국의 경제지표들이 호전되면서 미국 경제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는 점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RB)의 추가 금리 인상이 예상된다는 점도 달러화 강세의 배경이 된다는 설명도 있다. 미국의 대표적 경기지표 중의 하나인 제조업 지수(지난해 12월 기준)가 예상보다 높게 나온데 이어, 공장주문(지난해 11월 기준)도 1.2% 증가해 4개월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반면 유럽연합 국가들의 경제지표들은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4일(이하 현지시각) “환율이 한 국가 경제의 신뢰도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그동안 유로화의 가치 상승에는 거품이 많았다”고 보도했다.
또 4일 공개된 지난해 12월 미 연준의 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기에는 현재의 금리 수준이 너무 낮다”는 대목이 나왔는데, 시장에선 이를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 그만큼 금융자산에 대한 예상 수익율이 높아져 달러 수요를 자극시키고, 따라서 달러화 가치가 오르는 게 일반적이다.
■ “다시 하락 전망” 우세 =그러나 달러화의 강세가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는 전망은 많지 않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최근의 달러화 강세는 그동안 달러화 가치 하락이 미국의 무역적자를 메우기 위한 적정 목표치를 넘어설 정도로 지나치게 빨랐던 것에 대한 반발 정도로 해석해야 한다”며 “미국의 감세정책 기조 유지, 무역적자 폭 확대 등의 요인이 남아 있는 만큼 달러화는 다시 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도 4일 “달러화 가치의 상승은 단기수익을 좇아 움직이는 투기성 자금들의 흐름과 관련이 깊기 때문에 한달 이상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월가 전문가들의 분석을 실었다. 미국 경제의 전망이 밝지만 4일 미국 증시가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인 것은, 그동안 저금리 상황에서 주식시장으로 몰렸던 투기성 자금들이 달러와 채권으로 갑자기 이동하면서 나타난 일시적 현상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많은 전문가들은 달러화 강세(원-달러 환율 상승)가 당분간 이어질 수는 있겠지만, 대규모 적자가 예상되는 미국의 12월 수출 통계가 나오는 오는 12일이 향후 환율 동향의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함석진 기자 sjh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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