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30~40% 보장”
손실가능성 안 알리고
예금 중도해지 권유도 펀드평가회사인 제로인의 이재순 팀장은 “은행에서 파는 펀드도 따지고 보면 다른 자산운용사와 계약을 맺은 뒤 가져다 파는 형태인데도, 고객들은 은행 창구에서 판다는 이유로 무작정 예금처럼 신뢰하는 게 문제”라며 “은행들이 판매 실적을 올리기 위해 펀드 투자의 위험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중은행들은 주로 정기예금을 펀드상품 유치 대상으로 삼고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만기가 돼 돈을 찾으러 온 고객들이 주된 대상이지만, 일부에선 고객에게 정기예금 중도 해지까지 권유하면서 펀드 가입을 유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최근 은행들이 정기예금이 줄어드는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이후 석달 보름간 은행권에서 빠져나간 정기예금 규모는 모두 10조5천억원에 이르렀다.
■ “펀드 투자 조심해야”=전문가들은 “원금을 보장한다는 펀드투자 상품은 기본적으로 수익율이 낮고 수수료 등을 제외하면 은행 예적금에 못미치는 경우도 많은 반면, 고수익을 내세우는 상품은 경우에 따라 원금을 모두 날릴 수 있는 위험이 있다”고 조언한다. 해외펀드 수익률 고전
과거 ‘대박’ 좇다간 낭패
수수료율 면밀 살펴야 특히 올 들어 은행들이 앞다퉈 내놓고 있는 해외펀드들은 여러가지로 조심할 점이 많다. 해외펀드는 주로 러시아·브라질·인도·중국 등 성장률이 높은 브릭스(BRICs) 국가, 동유럽 및 중남미 국가의 주식시장과 채권 등에 투자한다. 전문가들은 해외펀드의 경우 단순히 은행들이 제시하는 수익률만 보고 무작정 뛰어들면 큰 손해를 볼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해외펀드 투자에서 얻은 수익에는 채권투자든 주식투자든 모두 15.4%의 이자소득세를 물어야 한다. 또 1.0~2.5%의 선취수수료를 받는 데다, 국내펀드와 달리 대부분 국내 투자자들을 모집해 펀드를 구성한 뒤 이를 다시 다른 펀드에 투자하는 형태(펀드오브펀드)여서 수수료 부담이 크다. 이런 이유로 실제 해외펀드는 인기에 견줘 아직 이름값을 못하고 있다. 자산운용협회 관계자는 “일부 상품을 제외하고 펀드오브펀드의 수익률은 연 1% 미만에 허덕이고 있다”고 말했다. 우재룡 한국펀드평가 사장은 “주식형보다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해외 채권펀드의 경우도 만기가 보통 5~10년의 장기형이 많기 때문에, 이 기간 동안 시장금리가 조금만 상승해도 펀드수익률은 크게 하락하게 된다”며 “막연하게 과거 수익률을 보고 펀드투자에 뛰어들면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고 조언했다. 함석진 기자 sjh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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