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10%이상 가진 우리은행·농협 유력
씨티·GE캐피털등 외국계 3∼4곳도 ‘군침’ 지난달 31일 엘지그룹과 엘지카드 채권단 사이의 증자 합의로 사실상 독자 생존의 발판을 마련한 엘지카드를 놓고 국내·외 금융회사들의 ‘물밑 인수전’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지난 2003년 11월 말 유동성 위기로 엘지그룹이 엘지카드 경영권을 채권단에 넘긴 이후, 엘지카드 경영 정상화의 마지막 수순은 ‘새 주인 찾기’로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엘지카드는 시장 점유율 15% 이상에 회원수가 1천만명에 가까운 업계 1위권 카드사여서, 엘지카드가 인수·합병 시장에 나오면 국내·외 금융회사들의 ‘러브콜’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2일 엘지카드와 금융계에 확인한 결과, 최소 6~7개 이상의 국내·외 금융회사들이 엘지카드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유력한 인수 후보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곳은 이미 엘지카드 지분을 10.3%나 가지고 있는 우리금융지주이다. 우리은행은 이미 올해 보험업 진출을 선언한 데 이어 엘지증권과 우리증권의 통합으로 명실상부한 금융지주회사의 면모를 갖출 계획이어서, 카드사업 확대는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황영기 우리은행장은 지난달 31일 합의안이 발표되자마자 “엘지카드 정상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어 매각에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우리금융지주도 엘지카드에 관심이 있다”고 말해, 엘지카드 인수전에 뛰어들 방침임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엘지카드의 지분 16.6%를 보유하고 있어 산업은행(26.0%)에 이어 2대 주주인 농협도 유력한 후보 가운데 하나다. 농협은 실제로 지난해 초 엘지카드 인수를 검토한 적이 있고, 지난해 말에도 재차 엘지카드 인수 타당성 검토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금융계 관계자는 “농협과 우리금융은 엘지카드 인수시 기대효과가 크고, 이미 상당한 지분을 갖고 있는 만큼 인수비용도 상대적으로 적은 장점이 있어 매우 유력한 후보”라고 말했다. 이밖에 국내 금융사 가운데 상대적으로 카드 사업부문이 취약한 하나은행과 신한은행, 현대카드 등 후발 카드사들도 잠재 인수 후보군으로 평가되고 있다. 외국계 금융사들의 관심도 적지 않다. 지난 2001년 외환카드 인수를 추진했다가 9.11테러로 포기던 씨티그룹은 여전히 유력한 후보 가운데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씨티그룹은 한미은행을 인수하는 등 끝없는 성장전략을 추구하고 있고, 국내에서와는 달리 카드사업부문에서 매우 강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카드와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고 있는 지이(GE)캐피털과 홍콩상하이은행(HSBC), 뉴브리지캐피털 등도 엘지카드 인수 후보자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엘지카드 관계자는 “채권단이 경영정상화에 이어 조기 매각할 의사를 갖고 있어 올 초부터 인수전이 시작될 것”이라며, “현재 엘지카드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는 기업이 외국계만 3~4개는 된다”고 말했다. 박효상 기자 hs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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