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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2.19 18:44 수정 : 2009.02.19 23:15

지난해 11월 이후 코스피, 코스닥 당락률 비교

초저가주 상한가…‘선수들의 귀환’ 소문
“무턱대고 테마주 따라가면 낭패” 우려

한 정보통신 업체의 실장으로 있는 정아무개(41)씨는 최근 주식 시황판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지난해 10월 증시가 허물어질 때 투자액을 40% 가까이 날렸지만, 최근 코스닥시장에서 손실의 대부분을 회복했기 때문이다. 투자경력만 10년 넘는 정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저점 매수 시기라고 판단해 돈이 생길 때마다 코스닥시장에 넣었다”며 “업종대표주와 테마주 중심으로 투자한 뒤 상승여력이 떨어지면 파는 방식으로 일관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온 듯 하다”고 말했다.

코스닥시장에 개인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돈을 버는 사람도 있고 반대로 손해를 본 사람도 있지만, 증권가에선 최근 과열에 따른 ‘묻지마 투자’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늘고 있다. 일부에선 작전세력이 등장했다는 풍문까지 돌 정도다.

19일에도 코스닥시장에선 개인들이 외국인(-134억원)과 기관(-420억원)이 파는 주식을 661억원어치 사들이면서 지수를 떠받쳤다. 지수는 5.40(-1.38%) 내려 384.67으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해 10월7일 이후 넉달 반 만인 16일 400선을 뚫고 402.87까지 올랐다 조정 국면이 온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닥지수는 12일 기준 전년말 대비 16.22% 올라 전세계 지수 가운데 상하이종합지수(23.47%)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을 정도다.

코스닥의 흥행에 대해 증권가에선 △과다 낙폭에 따른 기술적 반등 △코스피지수가 1100~1200선에 갇혀있는 상황에서 가격 부담이 없는 중소형주에 대한 접근성 제고 △정부의 각종 경기부양책에 따른 각종 테마주 양산 △개인과 기관의 수익률 게임 등을 이유로 꼽는다.

문제는 이런 와중에 주가가 액면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이른바 ‘껌값주’들이 대거 상한가를 치는 등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도 상한가를 기록한 66개 기업 가운데 넥사이언(주당 120원, 9일 연속 상한가), 디에스피(˝ 90원), 한국오발(˝ 185원) 등 500원 아래인 곳이 32곳이나 됐다. 이들 기업이 상한가를 기록하는 데는 자산재평가 등 나름의 이유가 있지만, ‘테마 장세’에서 묻어가거나 납득할 만한 이유가 없는 경우도 뒤섞여 있다.

이에 증권사 연구원들이 최근 잇따라 과열을 경계하는 보고서를 내고 있다. 삼성증권 황금단 연구원은 “무턱대고 테마주를 따라가다가는 낭패를 보기 쉽다”며 “코스닥시장에서 형성되고 있는 과열 조짐은 테마주 중에서도 옥석가리기가 필요함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묻지마 투자’가 아니라 ‘물어봐 투자’를 하라는 것이다.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수석연구원도 “유가증권 시장의 소형주와 코스닥 주 등 소형주 강세는 한국 증시에서만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며 “파티를 즐기는 중이라도 관심 종목들이 장기적인 보유가 가능한 종목인지 고민해야 한다는 조언을 꼭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코스닥시장의 초저가주들이 뜨는 것을 두고 증권가에선 ‘선수들의 귀환’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작전 관련 소문이 고개를 들고 있는 까닭이다. 우리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정보센터장은 “일부 종목들이 특별한 재료도 없이 덩달아 주가가 오르는 일이 벌어지고 있어 작전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다”며 “기본적으로 테마장세인 상황에서 직접적인 수혜도 불명확한 종목은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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