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패밀리사이트

  • 한겨레21
  • 씨네21
  • 이코노미인사이트
회원가입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5.01.24 16:28 수정 : 2005.01.24 16:28

다 키운 자식들 때문에 속앓이하는 부모들에게는 크게 두 가지 사정이 있다. 첫 번째는 어른이 되었어도 독립을 하지 못해 부모에게 계속 기대는 자녀를 걱정하는 경우다. 두 번째는 남들이 보기엔 번듯한 성인으로 성장했지만, 그 자녀들에 대한 보상심리, 기대심리 때문에 갈등하는 경우이다.

경제가 어렵다 보니 요즘은 첫번째 갈등이 많은 편이다. 갈수록 청년실업이 증가하는 마당에 부모에게 손 내미는 자식들의 심정이야 오죽할까 싶다. 하지만 노후자금이 만만치 않은 부모들도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이에 비하면 성공한 자녀들에 대한 보상심리로 인한 갈등은 배부른 부모들의 치기 어린 투정같이 느껴진다. 그러나 자식들에게 모든 것을 쏟아붓고서도 '팽'당했다고 생각하는 부모들의 정서는 거의 '홧병'에 가깝다.

재테크 자료들을 보면 제시하는 노후 자금이 만만치 않다. 이런 자료를 자주 접하다 보면 자식들 보기가 점차 두려워지지 않을까 싶다. 이런 부모와 자식 간의 갈등에 대한 두려움이 현재의 저출산에 크게 영향을 끼치고 있을 것 같다.

주변을 보면 빽빽한 학원 스케줄로 아이들을 관리하는 부모들이 많다. 그런 부모들은 나중에 자녀와 첫 번째나 두 번째 갈등에 직면할 가능성이 많다. 부모들이 끌고 다녔으니 아이의 독립심이 뒤처질 것은 뻔한 이치다. 또 자녀가 성공했다 하더라도 그에 대한 보상심리 역시 보통의 부모보다 더할 것이다. 결국 그런 부모들은 노후의 심리적인 평안도, 경제적인 자유도 보장받지 못할 것 같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교육비를 줄이고 노후에 투자하는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교육을 완전히 포기하자는 것은 아니다. 다만 좀더 저비용 고효율의 교육으로 전환하자는 것이다. 이때 고효율이란 명문대학 입학을 뜻하는 게 아니다. 어차피 우리나라 명문대학의 취업률은 그 명성에 비해 결코 높지 않은 편이다.

고효율이란, 어른이 되어감에 따라 독립심과 세상을 향한 용기가 커지는 것을 의미한다. 아는 후배는 지방대 출신이다. 그는 대학을 다니다 호주로 유학을 갔다. 말이 유학이지 시드니의 한 백화점에서 2년 동안 일용잡부로 고생만 하고 왔다. 그러나 그는 애당초 공부를 위해 호주를 선택한 것이 아니었다. 외국어도 배우고 좀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기 위해 그 길을 택했다. 결국 그는 유창한 외국어와 함께 건강한 세계관을 가지고 돌아왔다. 그리고 대학을 졸업한 뒤 외국계 기업에 입사해 높은 연봉으로 일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아이들을 사교육에 맡기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것보다는 아이들이 많은 시간을 가족들과, 친구들과, 책과 함께 보낼 수 있도록 유도하는 편이다. 물론 이러한 생각이 때론 심각한 도전에 직면하기도 한다. 가끔 부모 잘못 만나 아이들의 미래가 힘들어지는 것은 아닌지 고민할 때도 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아이들 인생이 있듯이 부모에겐 또 부모의 인생이 있다. 그렇다고 아이들의 교육을 포기할 수는 없다. 다만 교육에 대한 투자가 꼭 사교육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할 뿐이다. 그것이 곧 비용의 차이로 나타나는 것이다.


김광주/재테크 포털 모네타 사이버필진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