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7.10 18:33
수정 : 2019.07.10 21:21
“ㅅ대학 특강 자료·모의고사
실제 2차 시험 문제와 비슷”
국민청원에 5천여명 동참
특강 교수가 짚어준 대목서 출제
내용·형식 빼닮은 문제도 나와
금감원 “비슷한 2개는 일반적 문제
부적절한 출제 있었는지 조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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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대학 특강 피피티 자료. 일부 수험생과 언론에서는 나열된 항목과 실제 문제 상당수가 겹쳤다고 의혹이 제기됐지만, 금감원은 “최근 개정되거나 시사성 있는 항목이 대부분으로, 이런 방식으로 적중률을 따진다면 모든 목차를 적을 경우 적중률 100%가 된다”고 밝혔다. 자료: 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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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치러진 공인회계사(CPA) 2차 시험에 나온 일부 문항이 특정 대학의 특강 자료와 모의고사 문제와 유사하다며 수사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제기돼 5천여명이 동의하는 등 문제 유출 논란이 일고 있다. 출제를 관리하는 금융감독원은 10일 “현재까지 확인된 바로는 문제 2개에 대해서 형식상 유사성이 있지만 기출문제나 여러 교과서에서 다루는 일반적인 문제”라면서도 “출제과정에서 부적절한 행위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논란이 된 쟁점은 두 가지다. 첫째는 공인회계사 시험 출제위원이 확정되기 전인 4월19일 ㅅ대학 고시반 특강에 초청된 외부 교수가 피피티(PPT) 자료에서 회계감사 관련 내용을 ‘2019년 중점정리 사항’으로 정리했는데, 해당 강사가 강조한 부분이 실제 시험에 대부분 활용됐다는 지적이다. 피피티 자료를 보면, ‘감사인선임방식 및 선임기한’, ‘감사인 후보 평가기준’ 등 신외부감사법 관련 주제 중심으로 나열돼 있다. 해당 피피티에 나열된 항목과 실제 문제가 75% 겹쳤다는 보도도 나왔다. 최상 금감원 회계관리국장은 “최근 개정되거나 시사성 있는 항목이 대부분으로, 이런 방식으로 적중률을 따진다면 모든 목차를 적을 경우 적중률 100%가 된다”고 말했다. 누구나 예상할 만한 ‘주제’를 꼽은 것을 가지고 문제 적중률을 따질 수는 없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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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대학 모의고사와 공인회계사 2차시험에 나온 문제 비교. 금감원은 “감사위원회 모범규준과 회계 관련 교재에도 들어있는 같은 표”라며 “내용에서도 모의고사는 외부감사인 ‘선임절차’를 물어 여러가지 답이 나올 수 있는 어려운 문제고, 2차 시험에서는 ‘선정주체’를 물어 심플한 답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자료: 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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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는 ㅅ대학의 모의고사에서 나왔던 2개 문제와 2차 시험에서 출제된 문제가 형식적으로나 내용 면에서나 유사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대학 모의고사와 2차 시험 모두 ‘제2의견에 대한 안전장치가 필요한 이유를 서술하라’는 취지의 문제가 나왔고, 비슷한 표 형태를 만들고 외부감사인 선임관련 문제를 내기도 했다. ‘제2의견’과 관련해서 금감원은 “감사인지정제 등으로 감사인 교체가 빈번해지면서 필요한 보편적인 문항”이라고 설명했다. 외부감사인 관련 문제에서 표 자체가 유사한 지점에 대해서는 “감사위원회 모범규준과 회계 관련 교재에도 들어있는 같은 표”라며 “내용에서도 모의고사는 외부감사인 ‘선임절차’를 물어 여러가지 답이 나올 수 있는 어려운 문제고, 2차 시험에서는 ‘선정주체’를 물어 심플한 답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특강에 초빙된 교수가 직접 학생들을 대상으로 모의고사를 출제한 데다, 자신과 책을 공동집필한 ㅅ대 교수를 지목하며 “출제위원으로 들어가니 이 부분을 주목하라”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논란을 키웠다. 문제의 보편성 여부를 떠나, 결과적으로 출제위원인 ㅅ대 교수가 모의고사에서 지문 2개를 인용 또는 참고했다면 공정성 측면에서 충분히 문제삼을 수 있는 대목이다.
금감원은 “해당 출제위원이 출제과정에서 부적절한 행위는 하지 않았는지, 채점과정에서 특이사항은 없었는지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출제위원에게 문제가 있었다고 확인되면 업무방해 등으로 법적 조처를 할 수 있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유출 논란을 계기로 시험의 공정성과 투명성 관련 전반을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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