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8.12 18:52
수정 : 2019.08.12 18:55
외국인 채권자금도 지난달 순유출
원-달러 환율이 중국 위안화 약세와 국내 수출 급감 등 대내외 악재로 1220선을 향하고 있다.
1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5.7원 오른 1216.2원으로 장을 마쳐 2016년 3월9일(1216.2) 이후 가장 높았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오전 위안화 기준환율을 0.11% 오른 7.0211위안으로 고시했다. 지난달 31일 이후 8거래일 연속 고시환율을 올렸다. 이에 외환시장에서도 위안화가 약세를 보였다. 위안-달러 환율(역내)은 오후 5시 현재 0.08% 오른 7.06위안에서 움직이고 있다. 역외에서는 7.10위안을 넘어서기도 했다. 미국의 추가관세와 환율조작국 지정에 중국은 위안화의 점진적인 절하로 맞서고 있다.
10일까지 집계된 국내 8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2.1% 급감했다는 소식도 원화 약세를 부추겼다. 수출은 지난해 12월 마이너스로 돌아선 뒤 8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달 들어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1조5천억원이 넘는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채권시장에서도 5개월만에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는 원화 채권에서도 외국인 자금이 이탈할 경우 원화는 약세 압력을 받게 된다. 금융감독원의 ‘7월 외국인 증권투자동향’을 보면, 국내 상장채권에서 외국인 자금이 4210억원 순유출됐다. 외국인이 순투자(매수-매도-상환)에서 순유출로 돌아선 것은 지난 2월(1920억원) 이후 처음이다. 만기가 돌아온 3조6920억원의 자금이 상환된 영항이 컸다. 이를 뺀 매매 기준으로만 보면 3조2710억원의 순매수를 보였지만 규모는 급감해 5개월만에 가장 작았다. 전달(6월)에는 만기상환액이 4조4860억원으로 더 많았는데도 순매수 규모가 10조원을 넘어 순투자가 유지됐다.
채권종류별로는 통화안정채권에서 9천억원이 순유출됐다. 잔존만기별로는 1년 미만인 채권에서 3조원 가까이 순유출됐다. 외국인의 단기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는 것이다. 안영진 에스케이(SK)증권 연구원은 “무역흑자가 점차 축소되는 가운데 외국인의 채권자금에서도 변화 흐름이 나타날 경우 원-달러 환율은 1250원 이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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