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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8.28 19:48 수정 : 2019.08.29 09:40

이마트트레이더스 월계점. 이마트 제공.

마트 고객 원하는 물품 설문
선호도 파악, 할인 행사 권해
카드 결제 유인효과 커 ‘윈윈’

무이자 할부 ‘단순 협업’ 탈피
리서치 대행에 컨설팅까지

삼성카드, 트레이더스서 실험
다른 점포보다 매출 점유율 높아

이마트트레이더스 월계점. 이마트 제공.

지난 3월 이마트트레이더스는 월계점을 개장하면서 쇼핑카트에 동전을 넣지 않아도 쓸 수 있도록 바꿨다. 주차장부터 매장까지 곳곳에서 카트를 끌어 쓸 수 있도록 카트 동선도 재정비했다. 앞서 문을 연 트레이더스 위례점에서 삼성카드로 결제한 고객들이 매장을 이용하면서 가장 불만족하는 점으로 꼽은 두가지 항목을 반영해 개선한 내용이었다.

‘새로운 매장을 낼 때 기존 고객들이 불만족한 부분을 어떻게 반영할까?’, ‘어떤 상품을 콕집어 할인해야 효과가 극대화될까?’ 오프라인 매장을 가진 유통사라면 주요하게 고민할 법할 이런 궁금증들에 대해서 카드사가 직접 나서 실제 이용자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리서치를 대신해주고 일종의 컨설팅 역할까지 하고 있다. 카드사가 할인이나 무이자 할부 혜택 등으로 유통사와 단순 협업하던 걸 넘어 주요 전략 구상까지 도와 ‘윈윈’한다는 차원이다.

삼성카드가 이마트트레이더스 월계점 방문객에게 조사한 설문 갈무리. 삼성카드 제공.
삼성카드는 2분기 트레이더스 월계점의 할인행사 상품 선정에도 협력했다. 우선 트레이더스 외 국내 창고형 매장 이용 경험이 있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모바일 설문을 보냈다. ‘트레이더스에서 구매를 선호하는 품목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복수선택으로 응답을 받아보니, 축산·수산·농산물(90%)과 간편조리·가공식품(85%) 비중이 월등했고, 그 안에서도 수입소고기(72%), 돼지고기(67%) 등에 대한 선호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트레이더스가 2분기 때 진행한 ‘미국산소고기 4대 품목 삼성카드 결제시 30% 할인 행사’는 직전 4주 평균과 매출 대비 7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국산 냉장 초이스 살치살 16% 할인’과 ‘제스프리 골드키위 20% 할인’도 각각 매출이 161.6%, 786.6% 급증했다. 18% 할인한 칠레산 씨없는 적포도는 매출 신장률이 942.7%에 이르렀다. 이마트 관계자도 “행사를 하더라도 매출이 7~8배 이상씩 오르는 경우는 흔치 않다”고 설명했다. 할인 품목 선정이 적중한 셈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트레이더스 자체적으로도 설문을 진행할 수 있지만, 카드사에서는 고객의 다른 창고형 매장 결제 기록도 갖고 있어 타깃팅이 쉽고 결제 즉시 설문할 수 있는 기반이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설문 응답 비율은 평균 90%에 달하는데, 응답한 소비자에게 맞춤 할인쿠폰을 제공한 덕분이다.

유통사와 카드사의 협업은 숫자로도 ‘윈윈’이라는 점을 보여줬다. 삼성카드 쪽은 트레이더스 월계점 개장 이후 삼성카드의 매출 점유율도 오픈 후 3개월까지 57%를 유지하는 등 다른 점포(36.7%) 대비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카드사들이 수수료 수입 감소 등으로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서 가맹점 리서치나 컨설팅 쪽으로 활동 영역을 넓히는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도 카드사 신산업 활성화를 위해 빅데이터를 활발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신용정보법 개정 등에 힘을 쏟는다는 계획이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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