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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9.10 18:16 수정 : 2019.09.11 17:04

그래픽_김승미

16개 은행, 자영업 컨설팅 활발
올해 83% 늘어난 1128건으로

고깃집 메뉴 개발 노하우 전수
아동복 쇼핑몰 창업 지원 등
자영업 안착·대출 부실방지 ‘윈-윈’

그래픽_김승미
지난 20여년간 외식업과 주유소 등 다양한 자영업을 해온 ㄱ(44)씨는 3년 전 문을 연 고깃집 매출이 계속 줄어 걱정이 컸다. 고민 끝에 한 시중은행의 자영업 컨설팅 프로그램을 신청해, 일주일에 3시간씩 8주간 마케팅과 브랜딩, 담음새(플레이팅), 이종 간 메뉴 결합 등 다양한 사업 노하우를 배웠다. 같이 프로그램을 수료한 동료 등과 교류도 활발히 했다. 그 결과 현재 매출은 교육을 듣기 전에 견줘 20% 이상 올랐다.

아동복 매장을 운영하다 온라인 판매 창업까지 사업을 확장하려던 ㄴ(42)씨도 또 다른 은행에서 창업 컨설팅을 받았다. 이 은행의 자영업 컨설팅센터에서 서울신용보증재단의 저금리 창업자금 등 각종 정책자금을 안내받아 창업자금을 조달하고, 은행이 운영 중인 소상공인 창업멘토링의 온라인 마케팅 멘토로부터 온라인 쇼핑몰 창업 전반에 대해 상담을 받을 수 있었다.

10일 서울 강남구 ‘신한 소호 성공지원 강남센터’에서 윤석헌 금융감독원장과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자영업자 생생토크'에서 자영업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제공.
자영업자의 담보를 바탕으로 자금을 빌려주던 역할에 그치던 은행이 이처럼 자영업자의 사업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금융·비금융 분야를 아울러 경영 컨설팅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전국 방방곡곡 요식업 자영업자를 찾아다니며 음식점 운영 노하우를 제시하는 외식사업가 백종원씨같은 역할을 시중은행들이 하는 셈이다.

10일 금융감독원 자료를 보면, 16개 국내은행이 올해 상반기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컨설팅은 1128건으로, 지난해 상반기(616건)에 견줘 83.1%나 증가했다. 자영업자가 창업에 성공하려면 자금 조달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사업 노하우가 필요하다. 이에 은행이 별도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며 상권분석과 인허가 문제, 원가관리,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마케팅 등 비금융 분야까지 두루 지원한다. 올해 상반기 은행권 컨설팅 가운데 금융 지원은 50건에 불과하지만, 비금융 지원은 1078건으로 훨씬 종류도 다양하고 수요도 크다. 신한·케이비(KB)국민·우리·대구·제주·엔에이치(NH)농협 등 6개 은행은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특정 주제를 잡아 장·단기 집합교육을 진행하기도 한다.

단기간 자영업자 대상 컨설팅이 이렇게 급증한 데엔 금융당국의 역할도 크게 작용했다. 금융당국은 무분별한 자영업자 대출과 빠른 폐업이 은행에도 부실을 일으키는 만큼 대출의 ‘질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은행들의 컨설팅을 독려했다. 올해 1월부터 시중은행에 적용된 ‘개인사업자대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에 따라, 과밀 상권 및 업종에 대한 개인사업자의 과도한 창업 집중으로 대출이 부실화되지 않도록 은행은 대출심사 때 업황, 상권 특성을 분석해 여신심사에 활용해야 한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에 있는 ‘신한 소호 성공지원 강남센터’ 개소식에 참석했는데, 이번이 취임 이후 일곱 번째 자영업자 컨설팅 현장 방문이다. 윤 원장은 “은행의 주요 고객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자영업자의 경영상 어려움은 은행의 건전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자영업자 경영컨설팅은 자영업자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자영업자와 은행이 상생하는 관계형 금융의 현장 착근을 위한 유용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은행의 역할을 강조했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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