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0.01 19:25
수정 : 2019.10.01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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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자산운용사가 입주한 서울 여의도 건물. 라임자산운용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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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 판 오늘 만기 3개 채권펀드
이달에도 2800억 만기 돌아와
운용사 유동성 문제로 번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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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자산운용사가 입주한 서울 여의도 건물. 라임자산운용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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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사모펀드 운용업계 1위인 라임자산운용(라임)이 2일 만기가 돌아오는 274억원 규모의 사모채권 3개 펀드의 상환금 지급을 연기한다고 1일 밝혔다. 해당 펀드는 우리은행을 통해 고객에게 판매됐다. 같은 구조의 펀드 만기가 이번달부터 속속 돌아올 예정이어서 펀드 자산의 현금화가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을 경우 운용사의 유동성 문제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상환이 연기된 이 펀드(라임Top2밸런스6M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는 투자적격 회사채 펀드와 투기등급 회사채 등의 펀드를 각각 절반씩 담은 재간접펀드다. 투자적격 회사채는 현금으로 회수됐지만 펀드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공격적으로 투자한 사모채권의 현금화에 차질이 생겼다. 라임은 “현금화가 이뤄진 금액은 상환일에 먼저 지급하고 나머지는 향후 적정한 가격으로 자산을 매각하거나 만기가 돌아오는 대로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상환이 지연된 펀드에 시장에서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는 신용등급 BBB- 미만인 투자부적격 채권이나 비상장사의 채권이 들어있다는 점이다. 또 자산담보부채권(ABS)과 부동산 피에프(PF)도 섞여 있어 조속한 유동화에 의문을 품는 시각도 있다. 이 펀드는 증권사 21곳과 은행 9곳을 통해 개인투자자에게도 팔려나갔다. 우리은행에서 판매한 2800억원 규모의 펀드 만기는 이번달에 돌아온다.
라임의 전체 펀드 운용규모는 올 상반기 기준 6조원가량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 운용사는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이른바 중위험·중수익 자산(메자닌)에 과도한 투자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신용파생상품(TRS)을 통한 레버리지로 고객 투자금보다 훨씬 많은 자금을 운용해 유동성 우려가 불거졌다. 지난달 검사에 착수한 금융감독원은 회사로부터 향후 1년간 자금 입출과 조달 계획 등을 제출받아 유동성 관리 상황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라임 관계자는 “이번에 문제가 된 펀드는 대부분 중도환매가 불가능한 폐쇄형이어서 ‘펀드런’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은 없으며, 다른 주식형·채권형 펀드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한광덕 박수지 정세라 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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