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0.16 11:28
수정 : 2019.10.1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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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오후 서울 양천구 남부지검에서 우리은행 독일 국채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 사태 피해자들과 금융정의연대가 손태승 우리은행장을 사기죄로 고소하기에 앞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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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F 사태 재차 사과 뜻 표명
금감원 분조위 조정 적극 수용
4분기 자산관리체계 개편 기간
초고위험 상품 판매 한시 중단키로
투자숙려·철회 제도도 확대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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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오후 서울 양천구 남부지검에서 우리은행 독일 국채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 사태 피해자들과 금융정의연대가 손태승 우리은행장을 사기죄로 고소하기에 앞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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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이 최근 사기판매 논란을 불렀던 독일 국채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와 관련해 재차 고객에게 사과하고 ‘조속한 배상’에 나서겠다고 16일 발표했다. ‘배상’을 거론한 만큼 앞서 금융감독원의 검사 중간발표 등에서 드러난 출시·판매 절차상의 은행 쪽 잘못을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은행은 이날부터 디엘에프나 주가연계펀드(ELF) 같은 초고위험 상품 판매도 한시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
이날 우리은행은 이런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를 내어 “독일 국채금리 연계 디엘에프와 관련하여 고객들에게 다시 한 번 사과하며, 이 문제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앞으로 있을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의 조정 결정을 존중하고, 조속한 배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달 23일 손태승 은행장 겸 지주회장이 영업본부장 회의를 소집해 펀드 손실과 관련해 고객들에게 사과하고 분조위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뜻을 한 차례 밝힌 적이 있다. 이번엔 분조위가 배상 비율을 제시할 경우 적극적으로 수용하겠다고 재차 강조한 셈이다. 독일 국채금리에 수익과 손실이 연동되는 디엘에프는 한때 원금 전액 손실 사태까지 불렀으나, 최근 금리가 다시 반등하면서 손실률이 50% 안팎을 오가고 있다.
우리은행은 또 고객 신뢰를 회복하고 고객 중심의 자산관리체계로 나아가기 위해 상품선정, 판매, 사후관리 전 과정에 걸쳐 영업체계를 ‘핀셋 혁신’ 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투자상품 판매 비중의 7%에 이르는 초고위험 상품을 한시적으로 팔지 않기로 했다. 디엘에프나 이엘에프 같은 초고위험 상품은 투자자 성향 분석에서 ‘공격형 투자자’만이 투자할 수 있는데, 이번 사태에선 투자자 성향 분석이 은행원 입맛대로 조작된 흔적이 역력한 사례들이 드러났다. 이러한 상품 판매 중단 등이 진행됨에 따라 우리은행은 4분기 안엔 임직원 핵심성과지표(KPI) 평가에서 자산상품 관련 항목을 아예 제외해 평가에 넣지 않기로 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초고위험 상품 판매도 체계 개편이 진행되는 4분기 내엔 계속 중단돼 있을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사모펀드와 공모펀드 가입에서 고객이 투자계약 뒤 불완전판매 소지가 있다고 여길 경우 계약을 철회할 기회도 확대한다.
먼저 사모펀드 가입 때 65살 이상 고령투자자에게만 적용하던 ‘투자자 숙려제도’를 연령과 무관하게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앞서 고령투자자에겐 신체와 인지 능력의 변화를 고려해 계약절차를 최종 종료하기 전에 2영업일 동안 투자를 숙고할 기회를 주고 불완전판매를 주장할 경우 이를 없었던 것으로 할 수 있도록 했다. 우리은행은 이를 65살 미만 고객에게도 적용할 계획이다. 또 영업 현장에서 사모펀드 모집 마감일이 임박해 고령투자자에게 초고위험상품을 판매한 뒤 고객 스스로 투자숙려를 거부하는 방향으로 계약서를 작성하게 하는 등 기존 제도가 소홀하게 운용되는 사례들이 드러난 점을 고려해, 사모펀드 모집 마감 시한 2영업일 전에 판매를 아예 종료할 방침이다.
공모펀드는 현재도‘펀드가입 철회 서비스’로 계약 이후 7영업일 이내에 불완전매 판매 소지가 있을 경우 원금과 수수료를 모두 환급받으며 계약을 철회할 수 있도록 정해놨다. 우리은행은 이를 7영업일에서 15영업일로 늘려서 ‘고객 철회제도’를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투자숙려제도와 고객 철회제도 확대 적용은 불완전판매를 방지하고, 고객선택권을 강화하기 위해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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