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2.13 13:35
수정 : 2019.12.13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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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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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추위, 쇼트리스트 5명 면접 뒤
조 회장 단독후보 추천 발표
1월 채용비리 선고 예정 관련
“후보에게 ‘법적 리스크’ 안 물어
법정구속 등 유고 시 승계플랜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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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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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차기 회장 후보로 추천돼 사실상 연임카드를 손에 쥐었다. 하지만 조 회장은 1월로 예정된 채용비리 재판 선고가 마지막 변수다. 후보를 선정한 신한지주 회장후보추천위(회추위)는 채용비리 문제를 신한금융 그룹 전체의 책임으로 돌리는 선에서 멈춰 섰다. ‘모두의 책임이되 특정 누구의 책임도 아니다’에 가까운 논리여서, 향후 선고 결과에 따라 논란이 예상된다.
13일 신한지주 회추위는 차기 회장 최종후보군 5명의 최종면접을 거쳐 조용병 현 회장을 차기 대표이사 회장 후보로 추천했다고 발표했다. 이만우 회추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어 “조용병 회장을 차기 대표이사 겸 회장으로 추대하기로 의견 일치를 봤다”고 밝혔다.
이날 회추위 면접엔 조 회장 외에도 위성호 전 신한은행 행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민정기 전 신한비엔피(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이 참여했다. 이후 회추위원 간 최종 심의와 투표를 거쳐 조용병 회장을 만장일치로 임기 3년의 차기 대표이사 회장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
이와 관련해 회추위는 “조 후보가 신한은행장, 신한금융지주 회장 등을 역임하며 축적한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대표이사 회장으로서 요구되는 통찰력, 조직관리 역량, 도덕성 등을 고루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신한지주 회추위에 채용비리 재판으로 인한 ‘법적 리스크’를 고려하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하지만 이만우 위원장은 “(면접에서) 법적 리스크는 오늘 질문 사항이 아니었다”며, 후보자에게 이에 대한 별도 소명을 요구하지 않았음을 밝혔다. 이어 ‘법정구속’ 등 회장 유고 시 직무대행 등 승계체제에 대한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 검토로 이 문제를 갈음할 수 있다고 보는 시각을 드러냈다. 신한금융 지배구조 내부규범은 금고형 이상(집행유예 포함)을 받은 인물에 대해선 경영진 자격을 배제하고 있으나, 신한금융 내부에선 이를 대법원이 형을 확정할 경우 적용하는 것으로 해석한다. 하지만 대법원 선고 확정을 기다릴 경우 사실상 회장 임기가 다할 공산이 커서 1심 결과에 따라 사회적 논란은 커질 수 있다.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은 채용비리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법정구속됐다.
회추위는 채용비리 혐의로 당시 은행장이었던 조 회장 등 임직원들과 신한은행 법인이 기소된 것에 대해선 경영진 일원으로 ‘도덕적 책임’만 거론할 뿐 법적 책임의 소재에 대해선 말을 흐렸다. 이만우 위원장은 “조용병 회장은 행장 때 일인데, 사실 행장은 지주회사 자회사 경영위원회가 선발한다. (중략) 우리가 내부 통제를 감시해야 하는 책임이 있다. 그래서 모든 것이 신한지주가 개선해 나갈 과제이고 앞으로 더 공정성을 위해 뛰겠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신한그룹 자체가 어떤 채용에 관해서 약간 불공정이 있었다는 것에 대해서 저도 도덕적 책임을 아주 강하게 느낀다”고 언급했다.
조 회장은 법적 변수가 해소되면 오는 3월 신한금융지주 정기 주주총회의 승인을 거쳐 회장으로 취임하게 된다. 조 회장은 이날 후보 선정 뒤 기자들과 만나 “(법적) 리스크가 있음에도 회추위에서 저를 추천해주신 것에 감사드린다”며 “재판을 기다리는 입장에서 말을 아끼겠다”고 말했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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