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1.11 16:25
수정 : 2016.01.11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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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살의 젊은 나이에 국내 대표 인터넷기업의 수장이 되어 화제가 된 임지훈 카카오 대표가 취임 한달 만에 첫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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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로엔 인수위해 7544억 규모 유상증자
SK플래닛에 일부 배정…카카오 지분 2% 보유
모바일 상품권 등 사업서 사사건건 갈등 ‘악연’
카카오와 에스케이플래닛(SKP)이 ‘원수지간’서 ‘혈맹의 동지’로?
카카오는 11일 로엔엔터테인먼트 지분 76.4%를 1조8743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로엔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모바일·온라인 음악서비스 ‘멜론’을 운영하는 회사이다. 에스케이텔레콤(SKT)의 자회사였다가 사모펀드를 거쳐 이번에 카카오에 인수됐다. 카카오는 로엔 인수 배경에 대해 “음악은 영상과 함께 모바일 시대에 가장 사랑받을 수 있는 콘텐츠다. 모바일 콘텐츠 플랫폼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엔 인수 금액은 카카오의 콘텐츠 투자 가운데 최대 규모이다. 카카오는 로엔 인수를 계기로 카카오톡 기반의 모바일 플랫폼과 음악 콘텐츠를 결합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동시에 음악 창작자 기반의 콘텐츠 생태계를 확대할 계획이다. 카카오는 “소셜 네트워크와 접목한 음악 서비스를 제공하고, 아티스트 중심의 모바일 창작 커뮤니티를 마련해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확보하는 방식으로 음악 전문 플랫폼으로서의 입지를 강화해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카카오가 이번에 로엔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제3자 배정 방식으로 7544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했는데, 이 가운데 일부가 에스케이텔레콤의 자회사인 에스케이플래닛에 배정돼 눈길을 끌고 있다. 카카오는 “3월14일 신주가 상장되면 에스케이플래닛이 카카오 지분을 2%가량 보유하게 된다”고 밝혔다.
카카오와 에스케이플래닛은 그동안 모바일 상품권과 운전자용 내비게이션 등에서 사사건건 부딪혀 ‘원수지간’이나 다름없었다. 카카오가 에스케이플래닛의 주력 사업 가운데 하나였던 모바일 상품권(기프티콘) 서비스를 송두리째 빼앗은 데 이어 내비게이션 서비스 ‘김기사’를 인수해 ‘티맵’에 도전장을 냈고, 에스케이플래닛은 이들 서비스와 관련해 카카오를 불공정 행위와 저작권 침해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2차례나 신고를 했다. 두 업체는 또 스마트폰으로 택시를 불러 타는 ‘모바일 택시’ 시장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에 대해 카카오는 “지분이 2%에 불과하고, 경영 참여도 없다. 그냥 소액주주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에스케이플래닛은 “어제의 경쟁자가 오늘은 동반자가 되는 일이 다반사로 일어나는 곳이 기업의 세계 아니냐”고 밝혔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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