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1.17 20:22
수정 : 2016.01.17 20:22
LGU+ “땅도 안짚고 헤엄치려 해”
“통합방송법 개정 와중에 인수”
LGU+ 권 부회장 간담회서 비판
SKT “발목잡기식 비방” 반격
엘지유플러스(LGU+) 권영수 부회장이 취임 뒤 첫 기자간담회를 통해 “에스케이텔레콤이 땅도 짚지 않고 헤엄치려 한다”며 씨제이(CJ)헬로비전 인수를 강하게 비판했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즉각 반박 기자회견을 열어 “아전인수격 해석과 주장만 반복하고 있다”며 맞받아쳤다. 이동통신업계 1위 에스케이텔레콤의 케이블방송 1위 씨제이헬로비전 인수에 대한 정부 인가 판정을 앞두고 경쟁사들의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엘지유플러스는 14일 기자 초청 신년회를 열었다. 참석 예정이 없던 권 부회장이 뒤늦게 등장했다. 그의 발언 상당 부분은 에스케이텔레콤의 헬로비전 인수 비판에 할애됐다. 권 부회장은 “현재 통합방송법이 개정 중에 있기 때문에 상식적으로 법이 확정된 후에 딜(씨제이헬로비전 인수 거래)이 이뤄지는 게 맞다. 개정된 법에 의하면 인수가 (법에) 위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통합방송법 개정안은 현재 각각 별도의 법으로 규제하고 있는 케이블방송과 인터넷티브이(IPTV)에 대한 기준을 묶는 법안이다. 그런데 의원들의 관심이 온통 4월 총선에 쏠려 있어 세부 내용이 어떻게 확정될지, 또 언제 통과될 수 있을지 등이 모두 불투명하다. 정부 인가가 올해 3월 말까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에스케이텔레콤에 통합방송법 연계는 피하고 싶은 사안이다.
권 부회장은 또 “통신은 시장도 정해져 있고 플레이어(사업자)도 3명인 좋은 사업이다. 땅 짚고 헤엄치기라는 말도 있는데, 에스케이는 이번 딜로 더욱 편하게, 땅 안 짚고도 손쉽게 헤엄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간담회는 그가 지난해 11월 엘지그룹의 통신 계열사 수장으로 취임한 뒤 기자들과 처음 만난 자리이기도 하다. 엘지유플러스는 또 자체 용역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인수가 실제로 이뤄질 경우 에스케이의 가격 인상 가능성이 높고 지배력 유지에 어려움이 없어 경쟁 제한적 요소가 강하다”고 밝혔다.
에스케이텔레콤은 15일 즉각 기자회견을 열어 반격에 나섰다. 이 회사 윤용철 전무(홍보실장)는 “타사의 변화 추진에 대한 발목잡기식 비방보다는 변화와 혁신을 통한 아이시티(ICT) 산업 발전과 소비자 편익을 높이기 위한 경쟁에 동참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엘지유플러스가 내놓은 ‘경쟁 제한’ 근거들이 자의적이라는 주장이다. 또 통합방송법에 위배된다는 권 부회장의 지적에 대해서도 “해당 법은 방송법과 아이피티브이(IPTV)법을 일원화 하는 과정으로, 규제 도입이 아니라 시장 변화에 발을 맞춘다는 취지다. (엘지유플러스 주장은) 이를 곡해한 것”이라고 맞받았다.
한편 정부의 결정은 방송·통신시장의 변화와 공정거래법의 경쟁 제한 여부 판단 등 복잡한 문제들이 얽혀 있어 애초 예상됐던 3월 말보다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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