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3.08 21:19
수정 : 2016.03.08 21:19
|
이세돌 9단이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와의 맞대결을 하루 앞둔 8일 사전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캐논 1DX 2회 다중촬영. 연합뉴스
|
이세돌·알파고 9일 세기의 대결
슈밋 “결과 어떻든 인류의 승리”
에릭 슈밋 알파벳(구글 지주회사) 회장은 마을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이장처럼 얼굴에 웃음을 가득 머금었다. 8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이세돌 대 알파고 대국’ 사전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그는 “오늘은 영광의 날이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인류의 승리”라고 말했다. 인공지능 알파고가 인간 최고수 이세돌에게 이기는 게 어떻게 인류의 승리가 된다는 것일까? 슈밋 회장은 “이번 승부가 어떻게 나든, 이후 인류는 이 똑똑한 기술의 혜택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컴퓨터과학자이기도 한 그는 “우리는 1960년대부터 이런 날이 오기를 꿈꿔왔다”고 덧붙였다.
이번 대국은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인공지능 기술의 현재 수준을 가늠하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바둑은 컴퓨터가 이미 인류 최강을 꺾은 체스와 달리 경우의 수가 우주의 원자보다 많은 10의 360제곱 가지나 된다. 컴퓨터가 인간보다 월등하게 빠른 속도로 연산을 해도 도저히 계산해낼 수 없는 수준이다. 결국 인간을 상대하려면 ‘직관’이라는 인간 고유의 특성을 흉내낼 수 있어야 한다.
알파고는 바둑뿐 아니라 다방면에 쓸 수 있는 범용 소프트웨어라는 점도 주목된다. 체스 최고수를 꺾은 슈퍼컴퓨터 ‘딥블루’가 체스에 특화된 소프트웨어였던 것과 다르다. 앞으로 우리의 삶과 사회에 다양한 측면에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이번 대국은 9, 10, 12, 13, 15일 다섯 차례에 걸쳐 오후 1시 포시즌스호텔에서 진행된다. 이번 대국은 한국기원이 운영하는 <바둑티브이(TV)>와 인터넷 유튜브의 구글 ‘딥마인드’ 채널 등에서 다섯 차례 대국을 모두 생중계한다.
권오성 권승록 기자
sage5th@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