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알아야 할 디지털
올바른 디지털 사용법에 대한 강연에서 나온 질문이다. “아이가 스마트폰으로 노래를 많이 듣는다. 그것까지는 좋다. 수시로 곡을 고르고 바꾸느라 시간을 허비한다.” 음악을 시디(CD)로 듣거나 파일을 내려받아서 듣던 예전과 요즘 아이들의 감상 방식은 다르다. 아이들은 ‘접속’을 해서 음악을 듣는다. 그래서 계속 음악을 골라야 한다. 어떤 곡을 듣다가 다른 곡이 생각날 수도 있고, 싫증 나면 새 곡을 검색한다.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이 말한 대로 ‘접속의 시대’에서는 굳이 특정한 물건을 소유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리프킨은 이런 시대가 되면서 물건 하나를 추가로 만들 때 들어가는 비용, 즉 ‘한계비용’이 0에 가까워졌다고 했다. 생산성의 이야기다. 소비에서는 오히려 비용이 들어가게 생겼다. 음악 감상하면서 곡을 끊임없이 고르듯이 소비자가 예전 같으면 사용하지 않았을 시간을 이제 사용하기 때문이다. 물건에 대한 애착도 약해졌다. 지나친 소유욕이 금융위기를 가져와서 공유경제라는 새로운 유행도 만들었다. 그러나 엘피(LP)판, 시디 한 장을 산 뒤 애지중지하며 모셔놓았던 추억이 있는 부모가 보기에 음악을 접속만 해서 듣고 아낄 줄 모르는 태도는 어딘지 아쉽다.
고평석 사람과디지털연구소 객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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