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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5.03 20:04 수정 : 2016.05.04 23:28

아리야 파놈용 라인 타이법인장이 3일 방콕 반얀트리호텔에서 열린 ‘라인 미디어데이’ 행사에 참석해 지난주 시작한 ‘라인맨’ 서비스를 시연하고 있다. 라인맨은 길거리 음식과 생활용품 등을 주문받아 배달하는 서비스로, 부자들도 길거리 음식을 즐기는 현지 음식 문화를 바탕으로 개발됐다. 네이버 제공

타이 국민 80% 이상이 사용
일본·대만 이어 ‘국민 메신저’로
콘텐츠·생활·쇼핑 채널로 다변화
다음 목표는 ‘스마트 포털’ 자리잡기
현지인 정서 맞춘 서비스 전략 먹혀

해외 성공으로 네이버 성장 견인
국내 업체들 동남아진출 기반 기대

2일 인천공항을 출발한 비행기가 타이 수도 방콕의 수완나품공항에 착륙한 뒤 좌석벨트 불이 꺼지자 ‘딩동’과 ‘라인’ 음이 잇따라 들렸다. 타이 사람들이 휴대폰을 다시 켜면서 라인 문자가 수신되는 소리다. 방콕 시내 쇼핑센터·커피숍·식당은 물론이고, 지하철·버스와 호텔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마찬가지다.

이 소리는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인 라인의 메신저 서비스 라인이 일본과 대만에 이어 타이에서도 ‘국민 메신저’ 반열에 올랐음을 알려준다. 타이 인구 6800여만명 중 4000여만명이 스마트폰을 쓰는데, 그중 3300여만명(월 1회 이상 이용자 수 기준)이 라인을 이용한다. 라인은 동남아 최대 시장인 인도네시아에서도 ‘국민 메신저’ 등극을 눈앞에 두고 있다.

아리야 파놈용 라인 타이법인장은 3일 방콕 반얀트리호텔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대표적 ‘모바일 퍼스트’ 국가인 타이의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서비스가 메신저인데, 80% 이상이 라인을 쓴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의 카카오톡처럼 이곳에서는 라인을 이용하지 않으면 일상생활은 물론이고 업무와 콘텐츠 소비도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라인 서비스가 콘텐츠·광고·생활서비스·전자상거래 등과 스마트폰 사용자를 연결하는 고리 구실을 한다”며 “이미 노트북과 텔레비전 같은 기존 콘텐츠 소비 채널을 빠른 속도로 대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콕 시민들이 라인의 부가서비스 ‘라인티브이(TV)’, ‘라인뮤직’, ‘라인게임’을 이용해 영상이나 음악을 소비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었다. 라인이 2014년 12월 현지 사업자들과 손잡고 선보인 라인티브이 가입자는 800만명을 넘었고, 지난해 라인티브이로 방영한 <호르몬스 3> 시리즈는 1억8천만 재생 수를 기록했다. 라인뮤직 이용자도 700만명이 넘는다. 아리야 법인장은 “다음 목표는 메신저를 뛰어넘어 ‘스마트 포털’로 자리잡는 것”이라고 말했다.

동남아까지 진출한 상황에 힘입어 라인은 2억2000여만명의 이용자를 모았고 네이버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네이버는 1분기에 9373억원의 매출을 올려 분기 매출 1조원 달성을 눈앞에 뒀다면서 “국내에선 모바일이, 해외에선 라인이 매출 증대를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라인의 1분기 매출은 341억엔(약 367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9% 증가했다. 광고·게임 매출이 각각 35%이고, 스티커 매출이 22%다.

네이버는 라인의 성공 배경에 대해 “일본 토종 서비스로 출범시키고, 대만과 타이 등 일본 상품을 선호하는 나라들을 우선 공략한 게 효과를 봤다”고 설명했다. 신중호 네이버 글로벌사업전략최고책임자(CGO)는 “현지 눈높이와 정서에 맞춘 ‘컬처럴리제이션’을 추구해, 디자인 및 운영 결정권을 현지인들에게 맡긴 게 먹혔다”고 말했다.

라인의 잇단 ‘국민 메신저’ 등극은 우리나라 인터넷·콘텐츠 사업자들과 스타트업들의 동남아시장 진출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의미도 있다. 타이는 지난해 12월 출범한 아세안경제공동체(AEC)의 중심국이다. 아세안경제공동체 10개국 인구는 6억명으로 유럽연합(5억명)보다 많다. 타이는 지리적으로도 인도차이나반도의 중심으로 말레이시아·캄보디아·미얀마·라오스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베트남·싱가포르·중국·인도와는 고속도로로 연결된다.

더욱이 타이 정부는 ‘모바일 퍼스트 및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 정책을 펴고 있고, 인도네시아 등도 이를 따르고 있다. 이미 ‘쿠키런’, ‘애니팡’, ‘모두의 마블’ 등 국내 게임들이 라인을 통해 타이에 진출해 성공했고, 씨제이이앤엠(CJ E&M) 역시 지난달 타이 최대 종합미디어사업자인 트루비전스와 콘텐츠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하고 양해각서를 맺었다.

방콕/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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