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5.24 18:56
수정 : 2016.05.24 18:56
노랑벌레=황충, 여자 넷=여포
‘아재 삼국지’에 ‘아재 온라인’까지
30~40대 겨냥한 마케팅 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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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기반의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 ‘킹덤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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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넷이 모이면?” “여포”
“노란색 벌레는?” “황충”
엔에이치엔(NHN)엔터테인먼트가 <삼국지> 기반의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 ‘킹덤스토리’에 담은 ‘아재 재그’ 장면이다. 관우의 유행어 “술이 식기 전에 화웅의 목을 가져오겠소”도 아재 개그 소재가 됐다. 화웅의 목을 갖고 돌아온 관우가 “너무 센 놈이었다. 식은 술 싫다”고 말해 이용자들을 피식 웃게 만든다. 동탁이 수도를 장안으로 옮기자고 하는 책사 이유에게 “(수도를 옮기자는) 이유가 뭐냐?”고 묻자, 이유가 혼잣말로 “내가 뭐냐니?”라고 되묻는 장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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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스게임즈의 ‘아재온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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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재’가 유행어가 되면서 게임업계에도 ‘아재’ 마케팅 바람이 불고 있다. 30~40대 직장인 등 ‘아저씨들’을 겨냥한 마케팅이다. 킹덤스토리는 <삼국지> 영웅들의 명대사를 아재 개그 소재로 활용하고, 캐릭터들을 레고를 쌓아 만든 것처럼 디자인하는 등 30~40대에게 친숙하게 보이려고 애쓰는 모습이 역력하다. 엔에이치엔엔터는 게임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아재 개그 콘테스트도 열었다. 엔에이치엔엔터 조정숙 팀장은 “썰렁해 보일 수도 있으나 이용자들 반응은 좋다. 30~40대 고객을 늘리고 유지하는 데 탁월한 효과를 보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고 말했다.
녹스게임즈는 지난 17일 새 온라인게임을 내놓으면서 아예 이름을 ‘아재온라인’으로 지었다. 중년 남성들에게 인기가 많은 한유나씨를 홍보모델로 내세워 “아재들을 위한 힐링 게임”이라고 선전한다.
업계에선 30~40대 남성 이용자들의 충성도와 가입자당 매출이 상대적으로 높은 점을 들어, 이들의 취향을 겨냥한 마케팅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 대형 게임업체 임원은 “지금은 아재 유저로 불리는 사람들 가운데 상당수는 한때 온라인게임이 삶의 일부였다. 요즘 기존 온라인게임의 캐릭터와 스토리를 활용한 모바일게임을 내놓는 경우가 많은데, 게임 개발과 마케팅을 할 때 이 세대의 취향을 우선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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