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10.03 22:12
수정 : 2016.10.03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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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지난달 30일부터 영등포 타임스퀘어,코엑스 밀레니엄 광장,고속터미널 파미에스테이션 등에서 갤럭시 노트7 체험존 운영을 시작했다고 3일 밝혔다. 사진은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마련된 체험존에서 방문객들이 이 제품의 기능을 체험하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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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빠른 인정 이어 사과·리콜까지
삼성, 배터리 연소에 ‘정석 플레이’
교체품 연소 신고도 즉각 공개 검증
“투명하게 진행하니 자연스레 해결”
신속한 행동, 재판매 호조로 연결
삼성전자가 이른바 ‘정석 플레이’를 통해 최대 악재가 될 것으로 예상됐던 갤럭시노트7 이상 연소 사태를 ‘스토리’로 만들어가고 있다. 업계에선 교체된 제품에서 별다른 결함이 재발하지 않는다면 ‘타이레놀 사태’ 못지않은 위기 대응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타이레놀 사태는 1982년 미국 존슨앤존슨이 타이레놀 복용 사망자가 잇따르자 신속한 제품 회수와 정보 공개, 조사에 나서 제3자의 고의적 독극물 투입을 원인으로 밝혀낸 모범적 위기 대응 사례로 꼽힌다.
3일 삼성전자 관계자들 말을 들어보면, 삼성전자는 1일 자동차 동호인 사이트 ‘보배드림’에 교체된 갤럭시노트7이 연소됐다는 제보가 영상과 함께 오른 것을 보고 비상이 걸렸다. 거의 전소하다시피 하는 과정이 담긴 영상 내용이 적나라했다. 마침 이날은 판매 재개 첫날이었다. 삼성전자는 원인 파악을 위해 제품을 넘겨달라고 요청했는데, 이튿날 사용자가 오라는 곳으로 갔더니 방송사 카메라들이 있었다.
삼성전자는 제품을 넘겨받자마자 스위스에 본사를 둔 검사·시험·검정·인증 서비스 전문업체인 에스지에스(SGS) 한국지사에 정밀 검증을 맡겼다. 외부에 맡겨 오해의 소지를 없앤 것이다. 2시간가량의 엑스레이 및 컴퓨터단층촬영 검사 결과, 외부 충격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스마트폰의 리튬이온 배터리는 외부 충격으로 내부 분리막 등이 훼손되면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 뒷면 케이스에서 무엇엔가 콕 찍힌 흔적도 발견됐다. 삼성전자는 검사 결과를 받는 즉시 그동안의 과정과 함께 언론에 공개했고, 사안은 ‘외부 충격에 따른 발화’로 마무리됐다.
삼성전자 홍보실 관계자는 “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니 자연스럽게 문제가 해결됐다. ‘정석 플레이’가 최선이란 게 입증된 것이다. 앞으로도 유사 사례가 발생하면 이런 과정을 거치고, 제품에 오류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 즉시 해결하면서 사용자 눈높이에서 사과하고 보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갤럭시노트7의 이상 연소 현상이 사용자들 제보로 보도됐을 때의 대처 방식도 이례적이었다. 이틀 만에 사실을 인정하면서 글로벌 리콜을 결정하고, 책임자가 공식 사과했다. 기업 위기관리 전문가인 김호 더랩에이치 대표는 “소비자와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데 문제가 있어 혼선을 빚긴 했지만, 발 빠르게 리콜을 결정하고 공식 사과한 것은 평가해줘야 한다. 당연하다고 볼 수도 있으나 우리나라에선 진일보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인지 갤럭시노트7의 인기는 리콜 사태를 겪고도 식지 않은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판매 재개 첫날인 1일 2만대 이상 나갔고, 2일에도 1만대가량 판매됐다고 밝혔다.
김재섭 이완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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