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10.04 10:53
수정 : 2016.10.04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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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이동통신사 매장에서 갤럭시노트7을 새 제품으로 교환해주는 첫날인 19일 서울 마포구 SKT매장에서 한 시민이 제품을 교환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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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갤노트7 화재 원인 국가기관 맡겨 재진단
“누구나 참관할 수 있게 하고, 결과 공개하겠다”
업계에선 “고도의 ‘노이즈 마케팅’” 지적도
‘에스지에스 진단 결과를 못 믿겠다고? 그럼 국가기관서 다시 할게!’
삼성전자가 외부 전문업체인 한국에스지에스(SGS)에 맡겨 정밀 진단한 결과 ‘외부 충격에 따른 발화’로 드러났다고 밝혔던 새 갤럭시노트7 화재 원인을 국가 시험기관인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에 맡겨 다시 진단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한국에스지에스 진단 방법 및 결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있어 분명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업계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고도의 ‘노이즈 마케팅’ 전략을 펴는 것 같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교체받은 새 갤럭시노트7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제보를 인터넷에 올린 사용자에게서 넘겨받은 제품을 산업기술시험원에 맡겨 4일 오전 9시30분부터 발화 원인을 다시 정밀 진단하고 있다고 이날 밝혔다. 삼성전자의 한 임원은 “앞서 발화 원인 정밀 진단을 진행한 한국에스지에스가 삼성전자 개발팀에서 출발했다는 점을 들어 진단 결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있어 공공기관에 맡겨 다시 해보기로 한 것”이라며 “언론을 포함해 누구든 참관할 수 있는 상태에서 정밀 진단을 진행하고, 결과를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에스지에스 기흥시험소는 삼성전자 개발팀에서 자사 제품을 시험하고 검증하는 일을 하다가 테스코란 이름으로 분사했다. 이후 스위스에 본사를 둔 에스지에스에 인수되면서 한국에스지에스 기흥시험소로 바뀌었다. 1978년 설립된 에스지에스는 세계적인 검사·검증·시험·인증 업체로, 세계적으로 1250여곳의 사무소·시험실에서 6만4천여명이 일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일 제보자한테서 수거한 제품을 에스지에스에 넘겨 정밀 진단을 의뢰했고, 에스지에스는 기흥시험소에서 엑스레이 검사와 컴퓨터단층촬영(CT) 등을 진행했다.
애초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의 정밀 진단 현장에는 제보자와 일부 언론도 참석해 지켜보기로 했었다. 삼성전자 임원은 “제보자가 자신이 지목한 언론과 함께 진단 현장을 참관할 수 있게 해달라고 해서 불렀는데, 3일 저녁 제보자가 먼저 오지 않겠다고 했고, 제보자가 지목한 언론의 현장 취재도 취소됐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적어도 이번 화재 건은 제품 결함에 따른 게 아니라는 자신감을 갖고 상황을 끌어가는 것 같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러다가 해외 유명 시험기관에 맡기겠다고 하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 이번 건이 오히려 교체된 갤럭시노트7에 대한 사용자들의 신뢰감을 높이는 효과를 내고 있다. 노이즈 마케팅 차원을 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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