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10.12 16:38
수정 : 2016.10.12 22:22
“출고가 인하와 추가 사은품 제공도 검토”
“운영체제 장벽 탓에 아이폰으로 전환 많지 않을 듯”
증권사 “삼성전자 4분기 영업이익 최대 2조5천억원 감소”
삼성전자 “주력은 S시리즈, 노트 시리즈 매출 비중 5%도 안돼”
갤럭시노트7 불량 논란과 단종으로 큰 폭의 영업실적 악화가 현실화된 삼성전자의 ‘방어전략’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더욱이 아이폰7·7플러스를 21일 우리나라에도 출시할 예정인 애플의 공세도 강화되고 있다.
12일 삼성전자와 이동통신사 관계자들 말을 들어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S7과 갤럭시S7엣지로 갤럭시노트7의 공백을 메우는 전략을 펴고 있다. 우선 자체 매장과 이동통신 유통점에 진열했던 갤럭시노트7의 흔적을 없애고, 그 자리를 올 3월에 출시된 갤럭시S7·S7엣지로 채우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한 임원은 “스마트폰시장엔 운영체제(OS) 장벽이 크다. 안드로이드폰을 오래 쓴 소비자가 아이폰으로 옮겨가는 게 쉽지 않은데, 이를 겨냥한 마케팅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갤럭시노트7 사용자들은 대부분 갤럭시S5와 갤럭시노트4를 쓰다가 최신 프리미엄 스마트폰으로 갈아탄 소비자들이다. 현재 시점에서 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스마트폰은 사실상 갤럭시S7·S7엣지밖에 없다”며 “갤럭시노트7을 만들던 구미공장과 베트남공장을 다음 신제품 출시 전까지 갤럭시S7·S7엣지 생산라인으로 돌릴 준비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갤럭시S7·S7엣지의 출고가 인하나 사은품 추가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노트7 사용자들이 갤럭시S7·S7엣지로 바꾸는 것은 신제품 출시 시점 기준으로 6개월 후퇴하는 것이다. 출고가 인하와 사은품 추가는 그에 대한 보상”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을 통해 기술을 축적한 홍채인식과 방수·방진 기능 등을 내년 초 발표 예정인 ‘갤럭시S8’에 추가해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잃은 시장을 단번에 되찾는다는 전략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근 사고가 난 항공사의 항공기가 가장 안전하다는 말이 있다. 갤럭시S8은 성능과 품질이 가장 뛰어난 스마트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이미지 타격은 크겠지만 주력 제품이 아니라서 충격이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주력 제품은 갤럭시S7·S7엣지 같은 ‘S 시리즈’이고, 그다음이 ‘노트 시리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스마트폰을 3억대가량 팔았는데, 갤럭시노트는 5%도 안 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노트7의 초기 반응이 좋았지만 내년 가을 후속 제품이 나오기까지 예상 판매량은 1500만대 정도였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내년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공개할 예정이던 프리미엄 스마트폰 신제품(갤럭시S8)의 발표 및 출시 일정을 앞당길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1월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동계가전전시회(CES)에서 공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생각해볼 수 있는 시나리오이긴 한데, 스마트폰이라는 게 뚝딱 만들어지는 게 아니고 애초 계획된 일정에 따라 개발 작업이 진행되는 것이라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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