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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10.20 17:16 수정 : 2016.10.20 21:25

LG전자 스마트폰 공장 첫 공개
5천시간, 1천번의 개발 테스트
최종조립과정 중 절반이 시험

검정색 슬리퍼 신은 생산자들
불량품과 싸움은 “무한하다”

월 330만대 수준의 생산능력을 확보한 평택 공장 ‘LG 디지털 파크’에서 스마트폰 V20를 생산하는 모습. 이달 말 V20의 북미 출시를 앞둔 엘지전자 직원이 조립라인에서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엘지전자 제공
“먼지가 들어가서는 안 됩니다. 여기 방진복과 덧신을 착용하세요.”

연노란색 방진복을 입고 하늘색 덧신을 신어야만 출입이 허용되는 곳. 치열한 신제품 출시 경쟁 탓에 단 한번도 언론에 공개되지 않은 곳, 불량품과 싸우는 기업의 최전선.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엘지(LG)전자 스마트폰 공장을 지난 19일 찾았다.

방진복을 입고 들어가는 첫 관문은 바람을 맞는 에어워시룸이다. 3m 남짓 길이의 방을 지나는데 사방에서 바람이 쏟아져나와 숨은 먼지까지 걷어간다. 스마트폰 조립라인은 24시간 클린룸 시스템을 가동한다. 미세한 먼지 하나가 첨단 전자제품을 망가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엘지전자는 1평방피트 당 미세먼지 수가 외부 공기의 수백만분의 일에 불과한 1만개 이하로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휴대폰을 떨어트려 특정 부위에 충격이 가해졌을 때 제품의 구조적 결함이 있는지를 검증하는 낙하시험 장면. 연구원이 V20(붉은색 원 안)를 철판 위로 떨어트리는 내구성 테스트를 하고있다. 엘지전자 제공
먼지 하나라도 놓칠세라 공장 안은 대낮보다 더 밝다. 스마트폰 V20을 생산하는 6번 라인에 들어서자, 방진복을 입은 노동자들이 기계 옆에 서서 스마트폰을 만지고 있었다. 이곳에선 엘지 각 계열사와 협력업체에서 만든 기판, 배터리, 케이스 등의 부품을 모아 조립한다. 배터리와 심카드까지 끼운 뒤 기본 부품의 특성을 검사하는 다기능통합검사시스템(MITS)를 거쳐 센서 등을 자동화설비로 검사하는 추가기능검사, 사진·동영상 기능 등을 사람이 직접 검사하는 ‘사용자기능검사’ 등이 이어진다. 여기를 ‘통과(pass)’한 제품만이 포장 공정으로 간다.

27m 길이의 조립라인에서는 라인별로 10~16명이 일한다. 대부분의 공정은 로봇팔 등으로 자동화됐지만 라인에 따라 사람이 꼭 필요한 곳이 있다. 검정색 실내화를 신고 일하는 작업자들은 하나하나씩 스마트폰을 들어도 보고 눌러도 보며 확인했다. 손에는 스마트폰을 작동하고 터치감을 확인하기 위해 검지가 뚫린 장갑을 꼈다. 단말제조팀 김승렬 부장은 “사용자기능검사에 많으면 4명이 배치된다”고 설명했다. 엘지전자는 최종 조립라인의 10여 가지 공정 가운데 검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어선다고 했다.

눈으로 불량 여부를 확인하는 최종 검사를 마친 뒤 포장된 제품은 무게를 측정해 다시 확인한다. 오차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정상 무게이면 통과다. 평택 공장은 23개 조립라인을 가지고 있으며 한 라인에서 보통 하루 4000대의 스마트폰을 생산한다.

엘지전자 연구원이 ‘가속 수명 시험실’에서 V20를 테스트하고 있다. ‘가속 수명 시험실'은 장기간 휴대폰을 사용할 때 성능이 저하되지 않는지를 점검하는 곳으로 주요 부품의 성능을 한계치까지 끌어올려 테스트한다. 엘지전자 제공
대량 생산에 앞서 스마트폰은 개발 단계에서도 이미 1000여가지의 검사를 약 5000시간 동안 통과해야 한다. 자유낙하시험은 사람이 휴대전화를 손에 쥔 높이·통화중인 높이 등을 가정해 철판으로 떨어뜨린다. 1m 높이의 투명 사각통에 스마트폰을 넣고 회전시켜 수백회 이상의 연속낙하시험을 하기도 한다. 수명시험은 스마트폰에 특수프로그램을 깔아 주요 부품의 성능을 한계치까지 끌어올린 뒤 24시간 작동시키며 관찰한다. 김균흥 엘지전자 MC개발품질보증실 부장은 “여기서 문제점이 나오면 이를 개선한 뒤에야 양산할 수 있다”고 했다.

최첨단 제품을 대량 생산하는 것은 불량품과의 끝없는 싸움이다. 개발과 생산 양쪽에서 기계와 사람을 모두 동원하더라도 100만대 가운데 어디에서 몇 개의 불량품이 나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런 품질 개선 의지를 전달하듯 공장 벽에는 ‘개선의 기본정신 10가지’라는 표어가 붙어있다. 1번 ‘궁하면 통한다’로 시작해 10번 ‘개선은 무한하다’로 끝났다.

평택/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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