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6.11.16 22:33 수정 : 2016.11.16 23:15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이 16일 오전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수요 사장단회의를 마치고 나오다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적 자동차 전장업체 하만 이어
차세대 문자메시지 기술기업 인수
올들어서만 벌써 7번째 투자 성사

사물인터넷과 소프트웨어에 중점
기술 개발보다 시장 진입시간 단축
삼성페이 빠른 정착, 성공 사례로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이 16일 오전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수요 사장단회의를 마치고 나오다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자동차 전자장비(전장) 업체 하만을 인수한 데 이어 캐나다의 기술 기업도 사들였다. 올해만 국외 기업 7곳을 인수합병하거나 지분 투자를 하는 등 삼성의 미래 전략이 기술 축적을 기다리기보다 ‘축적된 시간’을 사는 것으로 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16일 차세대 문자메시지 기술인 아르시에스(RCS)를 보유하고 있는 ‘뉴넷 캐나다’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 관계자는 “뉴넷 캐나다는 핵심 기술을 가지고 있는 수십명 규모의 기업이고 인수 금액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클릭하면 이미지가 커집니다.
아르시에스 사업은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가 만든 통합 메신저 규격으로 별도의 가입절차 없이 메시지 전송과 그룹 채팅 등이 가능하다. 현재 스마트폰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서비스의 주도권이 카카오톡·라인·위챗·페이스북 메신저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넘어가 있지만, 이동통신사들이 이를 되찾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사업이다. 메신저 시장은 개인 간 소통뿐만 아니라 상거래, 뉴스, 광고 등 서비스 개발 여지가 무궁무진해 전세계 정보통신(IT) 기업들이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올해 움직임은 그래서 주목할 만하다. 삼성이 80억달러(9조4천억)를 들여 인수하기로 한 하만은 전세계 3000만대 이상 차량에 인포테인먼트와 자동차 오디오를 공급하고 있다. 노근창 에이치엠시(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만은 유럽과 미국의 주요 완성차 업체들에 확고한 브랜드 선호도를 가지고 있는 점이 매력적이다”고 평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미 클라우드 서비스업체 조이언트와 캐나다 디지털광고 스타트업인 애드기어를 인수했다.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에도 30억위안을 지분 투자했다. 인공지능(AI) 플랫폼 개발 기업인 비브랩스도 사들였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삼성전자와 일한 경험이 있는 한 관계자는 “사물인터넷은 물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연계가 삼성의 인수합병 원칙이다”고 전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와 스마트폰 등 하드웨어에서 강점이 있는데 이와 결합할 만한 소프트웨어 기업에 관심이 많다는 설명이다. 비브랩스를 인수한 것도 삼성 스마트폰에 인공지능에 기반한 대화형 비서 소프트웨어를 새로 탑재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는 지난 몇년 동안 자체 연구개발에 많은 투자를 했지만, 그보다 인수합병을 통해 추진한 사업이 더 나은 성과를 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2015년 인수한 미국 업체 루프페이(모바일 결제 시스템)에 기반한 삼성페이가 대표적인 예다.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센터장은 “삼성이 직접 개발할 경우 시장 진입에 2~3년이 걸리지만, 인수할 경우 바로 시장에 들어갈 수 있다. 시간을 버는 거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미국 기업을 지키자는 ‘보호주의’ 움직임이 일기 전에 발빠르게 기술 기업을 매수했다는 분석도 있다.

전세계 대기업들은 이런 방식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경우가 일찌감치 많았다. 구글은 2006년 유튜브를 사는 데 16억5천만달러를 들여서 너무 비싼 값을 줬다는 평을 받았지만, 유튜브는 지난해 60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2014년 인수한 인공지능 업체 딥마인드는 알파고를 개발해 화제를 뿌렸다. 물론 구글·애플 등이 많은 기업을 인수했지만 큰 성공 사례가 많은 것은 아니다. 삼성이 하만을 인수한 비용도 비싸게 줬다는 분석도 있다.

올해 240억파운드(약 35조4천억)를 들여 영국 반도체 회사를 인수한 일본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회사를 인수합병한 것이 아니라 패러다임을 인수합병했다”며 “패러다임 전환기에 다음 패러다임에 투자하기 위해 회사를 팔기도 하고 빚을 내기도 한다. 지금이 그 시기다”라고 말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