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01.05 10:57
수정 : 2017.01.05 10:57
허사비스 트위터 통해 “‘마스터’와 ‘마기스테르’로 대국” 밝혀
중국 커제 9단, 한국 박정환 9단, 일본 이야마 유타 9단 꺾어
최근 2~3일 사이 50연승 기록…“올해 안 인간 기사와 대국”
인터넷 바둑에서 커제 9단과 박정환 9단 등 세계 주요 챔피언을 잇달아 꺾은 ‘복면 고수’의 정체가 구글의 인공지능(AI) 기반 솔루션 ‘알파고’로 밝혀졌다.
구글 자회사인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 대표는 4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알파고의 새 시제품을 시험하고자 최근 며칠 사이에 ‘마스터’(Master)와 ‘마기스테르’(Magister·마스터란뜻의 라틴어)라는 사용자이름(아이디)으로 온라인 바둑 경기를 했다”고 밝혔다고 구글코리아가 전했다. 허사비스는 트위터에서 “마스터와 마기스테르와 ‘비공식 대국’을 했던 모든 이들에게 감사한다. 바둑 기사 단체와 협의해 올해 안에 (알파고와 인간 기사 사이의) 공식 대국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마스터와 마기스테르는 최근 온라인 바둑 사이트에 갑작스럽게 등장해 중국의 커제 9단과 스웨 9단, 일본의 이야마 유타 9단, 우리나라의 박정환 9단과 김지석 9단 등을 잇따라 꺾어 화제가 됐다. 대국 당시 마스터와 마기스테르는 신원을 밝히지 않았으나 바둑계에서는 이들의 압도적 실력과 빠른 판단 등을 근거로 알파고가 인터넷 바둑 경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돌았다. 마스터와 마기스테르는 2~3일 사이 각각 20국과 30국을 모두 승리해 도합 50연승이라는 기록을 쌓았다.
알파고는 지난해 3월 세계 바둑 최강자인 이세돌 9단과의 공식 대국에서 4대1로 승리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당시까지 바둑은 경우의 수가 10의 170승에 달해 컴퓨터가 인간 기사의 직관과 창의력을 따라잡을 수 없는 종목으로 꼽혔으나, 알파고는 실제 대국에서 이세돌 9단에 맞먹는 기발한 수를 선보였다. 하지만 완승을 하지 못해 한치의 허점도 있으면 안되는 컴퓨터 솔루션의 특성상 실패라는 지적을 받았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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