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01.19 17:35
수정 : 2017.01.20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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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 블룸홀에서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이사회 의장이 지난달 14일 출시돼 대박을 치고 있는 `리니지2 레볼루션'의 탄생 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넷마블게임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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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유리하게 바꿔 연평균 61% 성장
MMORPG ‘리니지2 레볼루션’ 또 대박
“RPG 세계화로 2020년 매출 5조원 달성”
언론 초청해 ‘자랑질’…“하지만 밉지않네”
“방준혁 의장 ‘기업가 정신’ 풀풀” 평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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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 블룸홀에서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이사회 의장이 지난달 14일 출시돼 대박을 치고 있는 `리니지2 레볼루션'의 탄생 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넷마블게임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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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하반기에 ‘2년 뒤에는 모바일게임 시장에도 대규모다중접속온라인역할수행게임(MMORPG) 시대가 열릴 것으로 내다봤고, 이에 대비해 2015년 2월 엔씨소프트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습니다. 리니지2 레볼루션는 그렇게 탄생했습니다.”
18일 오후 3시30분 ‘언론과 함께 하는 넷마블게임즈’(Netmarble together with press) 행사가 열리고 있는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 블룸홀.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이 단상에 올라 마이크를 잡더니 자랑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2013년 6월 ‘모두의 마블’로 모바일 실시간 네트워크 게임 시대를 열었고, 그해 8월에는 ‘몬스터 길들이기’로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를 대중화했다. 이어 2015년 3월에는 ‘레이븐’으로 실감 나는 모바일 액션 역할수행게임 시대를 열었다. 모두 혁신과 도전이고 크게 성공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리니지2 레볼루션으로 모바일 대규모다중접속온라인역할수행게임 장르를 개척했다.”
방 의장은 리니지2 레볼루션의 이름에 얽힌 에피소드도 소개했다. “개발진과 마케팅 쪽은 ‘리니지2 아덴의아침’으로 하자고 했다. 발표 직전 내가 ‘리니지2 레볼루션’으로 바꿨다.” 그는 “모바일 대규모다중접속온라인역할수행게임을 대중화해 엄청난 성공을 이룰 것이란 의지와 염원을 담아 ‘혁명’이란 뜻의 레볼루션으로 지었는데 결과적으로 혁명을 이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레볼루션은 모바일 대규모다중접속온라인역할수행게임 대중화, 장수 모바일게임, 소수가 아닌 다수가 즐기는 모바일게임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리니지2 레볼루션은 지난달 14일 국내 출시 이후 전례 없는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첫날 매출 79억원, 하루 최고 매출 116억원, 출시 14일 만에 누적매출 1천억원 돌파, 1개월 누적매출 2060억원, 일일 최고 접속자 215만명, 최고 동시 접속자 74만명 등으로 기존 모바일게임 기록을 모두 갈아치우고 매일 새 기록을 쓰고 있다.
이날 방 의장의 모바일게임 사업 성공담 뽐내기는 지난해 잠정 실적을 깜짝 공개하는 것으로 최고조에 달했다. “지난해 1조5029억원의 매출을 올려 292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고, 매출 가운데 51%를 국외에서 이뤘다. 최근 5년 동안의 연평균 매출 증가율이 61%에 이른다. 그리고 매출의 절반 이상을 국외에서 이루겠다고 한 약속도 지켰다. 지난해 12월14일 국내에 출시한 레볼루션 매출이 예상을 웃돌아 이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50%를 넘었다.” 넷마블 임직원들은 “지난해 실적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입을 모았다.
방 의장은 넷마블 창업자다. 이 업체는 2000년 3월 설립된 뒤 2004년 6월 씨제이(CJ)그룹에 인수돼 이름을 씨제이인터넷으로 바꿨다. 이후 2011년 3월에 씨제이이엔엠에 합병돼 사라졌다가 2014년 떨어져나와 다시 넷마블게임즈로 부활했다. 방 의장 역시 2006년 건강이 나빠져 회사를 떠났다가 2011년 3월 ‘구원투수’로 복귀했다. 방 의장은 복귀한 지 6개월 만에 중장기 사업계획을 내놓으며 “지금 회사가 어려워진 것은 심장이 식어서다. 심장을 다시 뜨겁게 하면 엔씨소프트와 넥슨을 능가하는 게임업체가 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당시 상황을 잘 아는 박세진 넷마블 이사는 “방 의장은 2015년에는 매출이 1조원을 넘고, 2016년에는 1조5천억원을 돌파할 것이라고 했는데 딱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
2000년대 초반까지는 엔씨소프트가 국내 게임시장을 이끌었다. 이후에는 넥슨이 주도했다. 지난해부터는 넷마블 세상이 됐다. 이미 매출에서 엔씨소프트를 멀리 따돌렸고, 지금 추세대로라면 넥슨도 곧 추월할 것으로 보인다. 김정주 엔엑스시(NXC·넥슨 지주회사) 대표의 뇌물 제공 건으로 넥슨이 성장 동력을 잃으면서 모바일게임시장에선 사실상 넷마블이 독주하다시피 하고 있다. 업계에선 ‘기업가 정신’을 기준으로 게임업계 최고경영자의 서열을 매긴다면 방준혁-김택진 순서가 될 것이란 말까지 나오고 있다.
방 의장은 이날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2020년 매출 5조원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위한 ‘역할수행게임(RPG) 세계화’ 전략도 내놨다. 미국·중국·일본 등 세계 모바일게임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빅3’ 마켓을 공략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했다. “판이 불리할 때는 판을 바꾸면 된다. 빅3 마켓의 모바일게임시장을 우리가 세계에서 가장 잘하는 역할수행게임 중심으로 바꿔 선점하면 된다. 국내용으로 개발한 뒤 중국판·미국판·일본판을 내놓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미국·중국·일본 시장 각각을 타깃으로 삼아 게임을 개발하고 마케팅을 진행하는 것이다.” 그는 “현지화가 아니라 처음부터 현지 모바일게임으로 만들어야 먹힌다”고 말했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중국의 모바일게임시장은 20조원, 일본은 12조원, 미국은 11조원에 이르는데 비해 우리나라는 4조~5조원에 불과하다. 세 곳 가운데 하나만 찍어 공략해도 시장 규모가 우리나라의 2~4배에 이르는 셈이다. 방 의장은 “중국·일본·미국 시장을 겨냥한 리니지2 레볼루션을 각각 따로 개발하고 있다. 올 상반기부터 차례로 내놓을 예정이다. 또한 ‘블레이드 앤 소울’, ‘테라’, ‘킹 오브 파이터즈’, ‘지아이조’ 등 글로벌 이용자들에게 많이 알려진 온라인게임을 모바일 대규모다중접속온라인역할수행게임으로 리메이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세계 모바일시장에서 대규모다중접속온라인역할수행게임이 대중화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넷마블은 올 상반기 상장 예정이다. 방 의장은 “회사 가치를 평가할 때 당장의 실적보다는 연평균 60%를 넘는 매출 증가율, 국외 매출 비중 흐름, 히트 게임 개발력 등을 우선적으로 봐줬으면 좋겠다. 상장을 통해 확보된 자금은 해외 현지 게임업체 인수·합병을 강화해 글로벌 게임업체로 도약하는데 우선 투자하고, 고용과 사회책임경영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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