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통신 3사 최근 3년치 실적 분석
2016년 12월2일 광화문 광장 주변 세종대로에 배치된 이동통신사의 이동형 차량 기지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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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망 고도화 투자 대폭 줄여
매출은 줄었는데 영업이익 2배
요금인하·전후방 산업 육성 외면
“시장 안정돼 경쟁 없을 것” 전망
‘실패한 경쟁정책’ 새정부 손질해야 통신망 구축 및 고도화 투자도 낙폭이 커지고 있다. 2014년 6조8710억원에 이르던 3사의 투자가 지난해에는 5조5788억원으로 떨어졌다. 에스케이텔레콤은 2조1450억원에서 1조9640억원으로 축소됐고, 케이티는 2조5141억원에서 2조3590억원, 엘지유플러스는 2조2119억원에서 1조2558억원으로 줄었다. 통신망 구축 및 고도화 투자는 통신장비와 관련 기기 및 솔루션, 통신망 공사, 디지털 콘텐츠 등 전후방산업에 종사하는 업체들의 매출과 고용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이통사들은 마케팅비 축소에 대해 “단말기유통법 시행과 시장 안정화 추세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통사들은 “시장 안정화 정도로 볼 때, 오는 9월 단말기 지원금 상한 규제가 일몰돼도 지원금 경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케이티는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마케팅비 지출을 2조5천억원 이내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보다도 2천억원 이상 줄어든 규모다. 투자 축소 흐름도 당분간 계속 커질 전망이다. 케이티 관계자는 “엘티이(LTE) 통신망 구축 투자가 얼추 마무리돼 5세대(5G) 투자가 본격화하기까지는 투자를 크게 늘릴 이유가 없다. 지난해에도 계획 대비 투자 집행률이 94%에 그쳤다”고 말했다. 엘지유플러스는 “투자 축소는 투자 효율화에 따른 것으로 앞으로도 이를 추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그동안 이통 3사의 투자를 통한 전후방산업 육성 효과를 기대하며 통신요금을 비싸게 받는 것을 용인해왔다. 심지어 3사의 투자 재원 마련을 돕는다는 이유로 소비자와 정치권, 시민단체의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 요구를 가로막아주기도 했다. 해당 부처 장관이 “이동통신 요금을 10% 내려봤자 가입자 개인한테는 다달이 자장면 한 그릇 값밖에 안 되지만 모으면 조 단위 투자 자금이 만들어져 산업 하나를 키울 수 있다”고 공공연하게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통신사들은 비싼 요금을 받아 불린 이익으로 배당과 성과급 잔치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케이티는 지난해 실적에 따른 배당을 주당 800원(전년 500원)으로 높였고, 엘지유플러스는 350원(250원)으로 올렸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주당 1만원씩 배당한다. 엘지유플러스는 300%에 달하는 성과급을 지급했고, 에스케이텔레콤과 케이티도 제법 많은 성과급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이통사들은 요금 인하 요구에는 “다음 세대 통신망 구축에 필요한 투자 재원 마련 및 주주가치 중시 경영”을 앞세워 난색을 보이고 있다. “시장원리에 어긋난다”는 주장도 편다. 안진걸 참여연대 공동사무처장은 “명백한 경쟁 정책 실패다.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와 4차 산업혁명의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새 정부가 통신 3사의 독과점 상황을 손보며 기본료 등을 대폭 낮추거나 없애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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