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톡] 왜 내 것에는 ‘HD’ 표시가 없을까

스마트폰마다 전화걸기 버튼 달라 궁금
HD 붙은 것은 LTE 기반 음성통화 의미
음질 좋고 대기시간 짧으면서 요금은 같아
그냥 수화기 모양은 3세대망으로 연결

‘왜 누구 것은 단순한 전화기 모양이고, 누구 것에는 ‘에이치디(HD)’란 글자가 붙은 전화기 모양이지?’

에스케이텔레콤(SKT) 가입자 김소웅(55)씨는 친구 스마트폰을 구경하다가 전화를 걸 때 사용하는 버튼의 모양이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자신 것은 그냥 파란색 수화기 모양인데, 친구 것의 수화기 모양에는 에이치디란 글자가 붙어 있다. 에이치디란 고음질이란 뜻이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엘티이 기반 음성통화(VoLTE)인 ‘에이치디 보이스’로 우선 연결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전화 걸기 버튼에 에이치디란 글자가 새겨진 스마트폰에서 전화를 걸면 엘티이 기반 음성통화로 우선 연결한다는 것이다. 만약 엘티이망이 잡히지 않으면 자동으로 3세대(WCDMA)망 등 다른 이동통신망으로 연결된다. 반면 에이치디 표시가 없는 수화기 모양의 스마트폰은 처음부터 3세대망으로 통화를 연결된다.

이통사들의 말을 들어보면, 2015년 중반 이후에 출시된 스마트폰의 전화걸기 버튼은 모두 에이치디 보이스로 기본 설정돼 있다. 반면 이전에 나온 스마트폰은 이를 선택할 수 있게 해놨다. 전화걸기 앱의 설정 메뉴에서 ‘에이치디 보이스 우선’으로 할 것인지와 ‘에이치디 보이스 차단’으로 할 것인지를 고를 수 있다. 당시까지만 해도 엘티이망 커버리지가 전국적이지 못해 엘티이 기반 음성통화를 기본으로 설정할 수 없었다고 이통사들은 설명한다.

스마트폰이 에이치디 보이스로 돼 있으면, 전화가 빠르게 연결되고, 음질도 뛰어나다. 통화료는 3세대망과 같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에이치디 보이스 음질이 40% 정도 좋다. 3세대망 음성통화 품질이 에프엠라디오 수준이라면 에이치디 보이스는 시디급 음질이다. 귀뚜라미 소리도 전달할 수 있다. 3세대망은 3~4초 정도 걸리는데 비해 에이치디 보이스는 바로 연결되고, 통화 성공률이 높은 것도 장점”이라고 밝혔다.

엘티이 기반 음성통화 서비스는 엘지유플러스(LGU+)가 가장 먼저 시작했다. 당시 경쟁업체들은 ‘인터넷전화’라고 깎아내렸다. 에이치디 보이스의 기술 방식이 인터넷전화와 유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한 목소리로 엘티이 기반 음성통화의 장점을 강조하고 있는데, 통화를 엘티이망으로 옮겨 주파수의 효용성을 높이려는 전략이란 분석이 많다. 음성·데이터 통화를 엘티이망으로 옮긴 뒤 3세대망용으로 쓰던 주파수를 엘티이용으로 전환하려는 것이다.

이통사들은 전화걸기 프로그램을 업데이트해 구형 스마트폰의 기본 설정을 엘티이 기반 음성통화로 바꾸는 공격적인 행태를 보이기도 한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가입자 쪽에서도 나쁘지 않으니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다.

김재섭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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