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04.10 20:43
수정 : 2017.04.10 22:13
딥마인드 누리집 통해 5월23~27일 중국서 대결 발표
맞대결·상담바둑·페어바둑·단체전 등 형식 다양
이번 대국도 알파고에 논리적인 결함 없는지 검증이 목적
이세돌 9단과 대국 뒤 14개월만…커제 9단과 승부 관심
이 9단과 ‘세기의 대국’ 때 발견된 결함 보완 여부도 주목
바둑 인공지능(AI) ‘알파고’가 다음 달 중국 최강 바둑기사들과 다양한 방식으로 대전을 치른다. 역시 알파고에 논리적인 결함이 없는지를 검증하는 동시에 구글이 딥러닝 방식 인공지능 기술에서 앞서가고 있다는 것을 과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세돌 9단과 대국에서 발견된 논리적인 결함이 완벽하게 보완됐을지가 주목된다.
알파고 개발을 맡고 있는 구글의 자회사인 딥마인드는 10일 누리집을 통해 ‘알파고와 중국 정상의 기사들이 바둑의 신비를 탐험한다’며 5월23~27일 중국 저장성 우전에서 ‘바둑의 미래 서밋’(Future of Go Summit)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중국기원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알파고와 대국 계획을 발표했다.
알파고는 지난해 3월 서울에서 이세돌 9단과 이른바 ‘세기의 대국’을 벌인 뒤 14개월만에 공개 행사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내는 셈이다. 당시 이 9단의 묘수에 허둥대는 모습을 보여 논리적으로 결함을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알파고 같은 컴퓨터 소프트웨어는 약간의 결함만 있어도 무용지물이다.
행사의 하일라이트는 알파고와 중국랭킹 1위 커제 9단과의 대결이다. 알파고는 커제 9단과 5월23·25·27일 세차례에 걸쳐 맞대결을 벌인다. 지난해 알파고는 이세돌 9단과 5차례에 걸쳐 대국을 벌였으나 커제 9단과의 대국은 3판으로 줄였다. 제한시간은 각자 3시간에 1분 초읽기 5회씩이다. 이세돌 9단은 제한시간 각자 2시간에 1분 초읽기 3회씩 조건에서 싸웠다.
조건으로만 보면 커제 9단은 이세돌 9단보다 상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에서 알파고와 겨룬다고 볼 수도 있지만, 알파고가 지난 1년2개월 기술적인 보완 과정을 거쳐 전보다 강해졌을 수 있다는 게 변수다. 알파고는 지난해 12월부터 1월까지 인터넷에서 한·중·일 정상의 프로기사들에게 60전 전승을 거두는 등 강해진 모습을 보였다.
우승 상금은 150만달러(17억원)이다. 상금과 별도로 커제 9단은 30만달러(3억4천만원)의 대국료를 받는다. 이세돌 9단은 100만달러(11억원)의 우승상금을 놓고 알파고와 겨뤘다. 또 대국료로 15만달러(1억6500만원), 판당 승리수당 2만달러를 받았다.
알파고는 ‘단체전’과 ‘페어바둑’이라는 새로운 형식에도 도전한다. 5월24일 열리는 단체전은 ‘상담바둑’ 형식을 빌린다. 스웨 9단, 천야오예 9단, 미위팅 9단, 탕웨이싱 9단, 저우루이양 9단이 한팀을 이뤄 알파고에 맞선다. 모두 세계대회 우승 경험자들이다. 제한시간은 각자 2시간30분에 1분 초읽기 3회씩이다. 딥마인드는 “이들은 팀으로 함께 바둑을 두면서 알파고의 창의력을 테스트하고, 알파고가 여러 사람의 각기 다른 바둑 스타일에 어떻게 적응하는지 살펴보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5월26일 열리는 페어바둑은 ‘구리 9단-알파고’팀과 ‘렌샤오 8단-알파고’팀의 대결로 열린다. 인간과 알파고가 번갈아 돌을 두면서 상대편과 싸우는 형식이다. 알파고 쪽에서는 각기 다른 짝을 두고 ‘자신과의 대결’을 펼치는 셈이다. 제한시간은 각자 1시간에 1분 초읽기 1회씩이다.
한편, 이번 행사 기간에는 ‘인공지능의 미래’를 주제로 한 포럼도 열린다. 알파고가 바둑에 관한 새로운 개념을 어떻게 창출했는지 연구하고, 이를 가능하게 한 기술·머신러닝·인공지능이 인류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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