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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8.07 17:34 수정 : 2017.08.07 20:35

[부모가 알아야 할 디지털]

보통 사람의 삶에서 여름방학의 의미가 세번 정도 바뀔 것 같다. 첫째는 학생 때다. 여름은 놀기 좋은 계절이다. 학원마다 특강이 쏟아지지만, 틈틈이 혹은 며칠씩 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둘째는 부모로서다. 아이들에게 평소 못 해주었던 것을 해줄 수 있는 시기다. 즐거운 여행일 수도 있고, 부족한 학습일 수도 있으며, 평소 하기 어려웠던 체력단련일 경우도 있다. 셋째는 조부모로서다. 그리운 손자, 손녀를 오랫동안 편하게 만날 수 있는 때다. 여름방학은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

하지만 부모의 걱정으로 조부모, 부모, 자녀 3대가 여름방학을 특별하게 보내지 못하고 있다. 한 중학생은 여름방학이 싫다고 했다. 할 게 더 많아져서가 이유였다. 학교 다닐 때보다 2배나 긴 시간을 학원에서 보내야 한다고 투덜댔다. 다른 중학생은 지난 여름방학 때 수학 학원의 특강으로 오히려 수학 공포증이 생겼다고 했다. 부모의 높아진 기대 탓에 그 이후 수학 시험마다 가슴이 떨린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그래서일까? 여름방학 중 아이들은 틈만 나면 스마트폰에 접속한다. 친구들끼리 위로(?)해주기 위해서라고 하는데, 그 역시 다른 형태의 부지런함처럼 느껴졌다. 모두 여름방학에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다.

<느림의 중요성을 깨달은 달팽이>(루이스 세풀베다 지음)에는 ‘느림’ 덕분에 길에서 마주치는 것들을 하나하나 느끼고 깨닫게 되는 달팽이 이야기가 나온다. 먼 여정 끝에 멋지게 성장한다. 실제 우리 생활에도 패스트푸드에 지친 사람들이 슬로푸드를 찾는 모습을 종종 본다. 천천히 조리된 음식을 여유롭게 즐길 때 참된 맛을 느낄 수 있다. 이렇듯 느림의 소중함이 분명히 존재한다. 휴가철, 방학 등 쉬어야 할 때는 더욱 그렇다. 이번 여름방학에는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느림을 맛보게 해주면 어떨까? 방학이 주는 느림을 누리는 아이들은 굳이 스마트폰으로 친구들과 위로를 주고받지 않아도 된다. 자연스럽게 스마트폰으로부터 멀어지며 스스로를 뒤돌아보게 될 것이다. 특별한 방학을 위해 부모가 먼저 여유있는 느림을 실천해보자.

고평석 사람과디지털연구소 객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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