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09.04 15:06
수정 : 2017.09.04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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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유럽의 구메가와 시게루 사장이 IFA2017 개막전 프레스컨퍼런스에서 새 헤드폰을 소개하고 있다. 소니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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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업체, IFA 2017에서 사운드 경쟁
소니, 최신 노이즈캔슬링 기술 선보여
전통의 하만도 삼성전자 시너지 내세워
음향이 고가 IT제품의 경쟁력 판가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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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유럽의 구메가와 시게루 사장이 IFA2017 개막전 프레스컨퍼런스에서 새 헤드폰을 소개하고 있다. 소니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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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즈 캔슬링은 소리를 차단만 하는게 아니라, 들어야할 것을 들을 수 있어야 한다.”
2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 ‘IFA2017’의 소니 부스. 장지나 소니코리아 과장은 최신 ‘노이즈 캔슬링’ 체험관을 소개했다. 비행기 좌석처럼 생긴 곳에 앉아 헤드폰을 귀에 댔다. 전시관의 시끄러운 소리가 사라지고 ‘웅’ 하는 미약한 소리만 남았다. 헤드폰이 주변의 소리(음파)를 감지해 파형이 정반대인 음파를 귀에 쏴서, 두 음파를 서로 상쇄시켜 버린 것이다.
소니가 내놓은 제품은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간다. 장지나 과장은 “세계에서 처음으로 ‘자동 사운드 설정’ 기술을 탑재해 주변의 목소리나 소음 등 필요한 것을 선택해서 들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체험관에서 제품을 소개하는 그의 목소리를 선택해 들을 수도 있고 안 들을 수도 있는 것이다. 소니는 이를 두고 주변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헤드폰을 벗을 필요 없이 음악에 몰입하게 만든다고 한다. 큰 음악을 들으며 걷다가 갑자기 다가오는 자전거나 자동차의 위험을 피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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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A2017 소니 전시장에서 관람객들이 노이즈캔슬링 기능을 체험해보고 있다. 소니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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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는 전시관 한켠에서 화면에서 음향이 나오는 텔레비전도 전시했다. 소니는 시청자의 앞쪽에서 음향이 나와 시청의 몰입감을 더 높인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이날 둘러본 소니 전시관의 많은 부분은 소리에 할애되어 있었다. 소니 유럽의 구메가와 시게루 사장은 박람회 개막전 기자간담회에서 “깊은 감성까지 표현해내는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여 ‘마지막 1인치’, 고객과 가장 가까운 접점에서 경험과 감동을 전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전자업체의 소리에 대한 이같은 투자와 관심은 음향이 고부가가치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오엘이디(OLED) 등 텔레비전 화면(디스플레이)을 생산하는 곳은 전세계적으로 몇군데 없다. 결국 TV 업체는 엇비슷한 화면 품질과 별개로 다른 분야에서 차이를 만들어 소비자의 관심을 끌어야하는 과제를 안은 셈이다. 그 대표적인 차이점은 축적된 기술이 필요한 음향이 될 수 있다. 헤드폰 역시 귀에 어떻게 들리느냐에 따라 가격이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에 이르는 고가의 시장이 있다.
소니 외에도 많은 전자업체들이 베를린에서 음향 기술력을 강조한 제품들을 선보였다. 삼성전자가 인수한 하만은 IFA 전시장 한가운데 부스를 차렸다. 마이클 마우저 하만 라이프스타일 오디오 부문 사장은 “하만의 오디오는 7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고, 시그널 믹싱과 재생 등에 최첨단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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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마우저 하만 사장이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2017에서 하만 오디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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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을 주목할 이유는 삼성전자와의 ‘시너지’ 효과다. 자동차 전장 부문이 있는 하만 인수는 삼성이 자동차 사업을 하는데 교두보가 될 것이라는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하만의 장점은 국내 전자업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숨어있는 ‘1인치’를 찾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 국내 전자업체들은 음향이 필요한 많은 제품을 만들지만 그동안 음향에 약하다는 평을 받았다.
마우저 사장은 “하만의 오디오 음향 제어 기술, 전장에서의 전문성이 삼성의 모바일, 반도체, 인공지능에서의 강점과 접목돼 더 큰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하만은 이미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AKG 이어폰을 제공하고 있고, 태블릿 PC에 음향기술을 내장시키고 있다.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소비자가 즐길 수 있는 기기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사운드 등 오감을 만족시키는 제품을 내놓는 회사가 더 유리할 것”이라고 했다. 하만은 이번 전시회에서 아마존 알렉사, 구글 어시스턴트, 마이크로소프트 코타나 등을 탑재한 음성인식 스피커 3종도 새로 선보였다.
베를린/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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