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09.14 15:33
수정 : 2017.09.14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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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숙 네이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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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숙 대표 “특정인들 자녀에 혜택” 사과
법조 고위인사 연루 잇따라 밝혀져
인턴 채용에 인사팀 동원됐는데
김상헌 전 대표 개인사처럼 주장
“낡은 재벌행태와 다름없어”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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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숙 네이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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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비공식 경로로 유력 인사 자녀들에게 특별 과외와 인턴십 등의 특혜를 제공한 것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 13일 회사 공식 블로그에 ‘특정인들의 자녀에 대한 비공식적인 혜택 제공에 대해 사과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한 대표는 “특정인들의 자녀에게 체험형 인턴십 등의 혜택이 제공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 현 대표로서, 앞으로 네이버를 더욱 투명하게 경영해야 할 책임을 깊게 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네이버는 라인 상장과 새로운 경영 리더십 구축을 계기로, 대외 조직의 일하는 방식도 쇄신하며 외부 문의나 요청들을 모두 공식적인 프로세스를 통해 진행하는 시스템을 구축하였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새로운 시스템에 허점은 없는지 다시 한번 면밀히 살피고, 네이버에 투명성이라는 가치를 다시 세워가겠다”고 밝혔다.
앞서 네이버가 2015년 1월 당시 검사장이던 진경준씨의 고등학생 딸에게 특별 과외를 해준 사실이 <한겨레>(9월12일치 12면 참고) 보도로 드러났다. 진 전 검사장의 요청에 네이버의 법무담당 직원이 수차례 과외 수업을 해줬다. 또 박아무개 부장판사 역시 대학생 아들의 인턴십을 부탁해 특혜를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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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공식 블로그 ‘네이버 다이어리’에 올려진 한성숙 네이버 대표 사과문. 블로그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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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판사 출신 김상헌 전 대표(현 고문)가 개인적 부탁을 들어준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두 사람에게) 특혜를 준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하며 재발 방지를 약속한 것”이라며 “이해진 창업자는 전혀 몰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인턴 채용을 위해 인사팀이 동원된 점을 고려하면 김 전 대표가 개인적으로 한 것이란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네이버는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대기업집단의 동일인을 이해진 창업자로 지정한 것에 대해 “기업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각 자체가 30년 전에 머물러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반발했다. 하지만 네이버가 유력 인사에게 특혜를 제공해 기존 재벌과 별반 차이가 없음을 드러낸 꼴이 됐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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