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10.11 11:28
수정 : 2017.10.1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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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통신사 누리집에 걸린 전국대표번호 안내 문구.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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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민 의원, 최근 3년 전국 대표번호 통화료 공개
올해는 상반기만 3470억…해마다 큰폭으로 증가
음성통화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도 초당 1.8원 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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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통신사 누리집에 걸린 전국대표번호 안내 문구.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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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전국대표번호’ 서비스를 통해 해마다 5천억원 이상의 통화료를 소비자들에게 떠넘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화로 고객서비스를 하면서 통화료를 고객에게 전가시킨 것이다.
1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신경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기업들이 고객서비스용으로 전국대표번호를 사용하면서 소비자들이 부담한 통화료가 2015년 5260억원에서 지난해에는 5910억원으로 늘었고, 올해도 상반기에만 3470억원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전국대표번호 서비스란 기업들이 전국 어디서나 하나의 전화번호로 고객의 전화를 받을 수 있게 것으로, 1588·1577·1566·1544 등의 국번을 사용한다. 통신사들은 이를 지능망 서비스로 분류해, 전화를 건 쪽에 초당 1.8원의 통화료를 부과한다. 이동통신 가입자 가운데 음성통화 무제한 요금제를 선택한 경우에도 이 요금은 추가로 내야 한다.
애초 기업들은 고객을 상대할 때 ‘080’으로 시작되는 수신자요금부담전화를 사용했고, 지금도 홈쇼핑 업체 등은 이 전화를 많이 쓴다. 이 전화는 통화료를 기업이 부담하는 게 특징이다. 하지만 대다수 기업들은 이 전화 대신 전국대표번호 서비스를 이용해 고객서비스 통화료를 고객들에게 떠넘기는 얌체 짓을 하고 있다. 더욱이 대다수 소비자들은 전국대표번호로 전화를 걸면 자신이 통화료를 문다는 사실을 모른다.
이런 부작용은 전국대표번호 출시 때부터 제기됐으나, 통신사들은 오히려 이런 점을 앞세워 전국대표번호 서비스 가입을 늘려왔다. “전국대표번호 서비스를 이용하면 고객서비스용 통신비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경민 의원은 “기업이 고객서비스를 하는 것이라 수혜자가 기업인데 왜 고객이 통화료를 물어야 하느냐. 소비자들은 눈 뜨고 코 베인 격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전국대표번호 요금체계에 대해 실태조사를 하고, 소비자가 아닌 기업이 요금을 부담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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