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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11.19 13:48 수정 : 2017.11.19 20:40

암호화폐 거래소 ‘고팍스’를 13일 출범시킨 이준행 스트리미 대표. 스트리미 제공

‘고팍스’ 만든 이준행 스트리미 대표

“우후죽순 생기지만 규제 공백
사고 한번에 완전히 신뢰 잃어”

운영자 선의에만 맡겨선 안돼
권한분산·정보공개 시스템 필요

“‘투기 부추긴다’ 지적도 있지만
가치 찾는 과정…수요 꾸준할 것”

암호화폐 거래소 ‘고팍스’를 13일 출범시킨 이준행 스트리미 대표. 스트리미 제공
지난 12일 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의 거래량이 폭증하면서 한 시간 반 동안 서버가 다운되는 일이 발생했다. 가격 변동이 큰 시점에 거래가 중단돼 손해를 본 투자자들은 아우성을 쳤다. 그러나 거래량이 몰린 거래소는 큰 수익을 남겼을 것으로 추정된다. 빗썸은 이날 하루 동안 비트코인, 비트코인캐시 등 암호화폐 거래액이 6조5000억원 규모였다고 밝혔다. 0.15%의 거래 수수료를 고려하면 빗썸은 이날 하루에만 100억원가량의 수수료 수입을 올린 셈이다. 빗썸, 코인원, 코빗 등 3대 선발 업체가 장악한 시장에 최근 들어 10개가 넘는 암호화폐 거래소가 우후죽순 문을 열고 있는 배경이다. 지난 13일 문을 연 고팍스도 이 중 하나다.

고팍스를 만든 ㈜스트리미의 이준행(33) 대표는 19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거래소 숫자가 급격히 늘고 있지만, 금융업에 걸맞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암호화폐 거래소의 업태를 “고객의 자산을 사실상 예치하는 금융업”이라고 규정하면서 “사람의 생명이나 재산을 다루는 업종은 한 번 사고가 터지면 완전히 신뢰를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투자자들이 입금한 현금과 투자한 가상화폐를 은행계좌와 서버에 보관하고 있지만, 법적으로 ‘통신사업자’로 등록돼 금융기관이 준수해야 하는 여러 의무와 감독에서 벗어난 상태다. 국제적으로도 거래소의 업태에 대해 일정한 합의가 없어 ‘규제 공백’ 상태에 있다.

이 대표는 “거래소 운영을 단순히 운영자의 선의에 맡기면 안 된다”며 “각 운영주체의 권한을 분산하고, 상시로 모니터링하며 필요한 정보를 공개하는 등의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고팍스는 회계법인이 실시한 외부 감사 결과를 투명하게 공시할 것이고, 국제적으로도 거래소 감사 표준을 만들기 위해 국내외 업체와 의견을 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잇따른 해킹과 서버 다운 사태에 대해서도 “국내 최고 기술력을 가진 티맥스소프트 출신의 데이터베이스 전문가들이 시스템을 설계했다. 안정성과 보안에 강점이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거래소가 투기를 부추기지 않느냐”는 지적에 이 대표는 “그런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암호화폐는 지금 가치를 찾아가는 과정이라 가격이 불안정하지만, 수요는 꾸준히 있을 것이고 소비자들은 더 안전하고 책임을 다하는 플랫폼을 고를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하버드대 사학과를 졸업한 뒤에 매킨지에 입사해 2011년 서울시 경영혁신 컨설팅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도 했던 그는 2014년에 비트코인을 처음 알게 되었고, 이듬해 신한은행의 벤처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스트리미를 창업했다. 스트리미는 2016년에 비트코인을 활용한 외환송금 서비스를 출시했고, 고팍스가 두 번째 서비스다.

윤형중 기자 hj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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