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1.17 19:52
수정 : 2018.01.17 21:05
성공하면 유료방송 시장서 SKB 제쳐
양측 “아무 것도 확정된 게 없다”
SKB가 먼저 인수하려다 정부 인가 못받아
엘지(LG) 계열의 국내 3위 이동통신 회사이자 인터넷텔레비전(IPTV) 사업자인 엘지유플러스(LGU+)가 씨제이(CJ) 계열의 케이블텔레비전 1위 업체이자 알뜰폰 1위 사업자인 씨제이헬로(옛 씨제이헬로비전)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17일 관련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엘지유플러스는 씨제이헬로 인수를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엘지 쪽 관계자는 “물밑 협상을 해온 것은 맞지만, 아직 아무것도 확정된 게 없다”며 “증권거래소의 조회공시 답변도 같은 내용으로 나갈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씨제이 쪽 관계자는 “좀 복잡한 상황이 맞물려 있어 아무 것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인수 대상은 씨제이오쇼핑이 갖고 있는 씨제이헬로 지분 53.92% 전량이다. 업계에선 가격을 1조원 안팎으로 점치고 있다. 투자(IB) 업계에선 양측이 이미 지난해말에 각각 인수와 매각 의향이 있으며, 가격과 거래 종결 방안을 협의해 거래를 마무리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맺었고, 씨제이 쪽은 골드만삭스와 김앤장이, 엘지 쪽은 모건스탠리와 태평양이 각각 자문을 맡았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엘지유플러스가 씨제이헬로을 인수하면, 케이블텔레비전·위성방송·인터넷텔레비전(IPTV)를 포함하는 국내 유료방송 시장에서 에스케이(SK) 계열의 에스케이브로드밴드를 제치고 케이티(KT)에 이어 2위로 올라서게 된다. 유료방송 시장점유율은 케이티가 30.54%로 가장 많고, 에스케이브로드밴드가 13.49%, 씨제이헬로가 12.88%, 엘지유플러스가 10.67%로 뒤를 잇고 있다.
업계에선 에스케이브로드밴드가 엘지유플러스에 밀리지 않기 위해 다시 케이블텔레비전 인수에 나설 경우 유료방송 시장이 통신 3사 중심으로 재편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에스케이브로드밴드는 2016년 유료방송 및 콘텐츠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씨제이헬로를 인수하기로 계약까지 맺었다가 정부 인가를 받지 못해 물러선 바 있다. 당시 에스케이브로드밴드 관계자는 “엘지유플러스가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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